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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 '홀딱쇼' 벌인 반MB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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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 '홀딱쇼' 벌인 반MB세력

[김종배의 it] '이름값'만 남은 시민사회세력

진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안산 상록을에서의 후보 단일화 무산 배경도 마찬가지다. 이 하나의 질문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김영환 민주당 후보와 임종인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이었다면 어땠을까?

민주당이 쉬 뻣대지도, 진보정당이 쉬 거부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민주당이 단순지지도 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고 강짜 놓지도, 진보정당이 그럼 관두라고 배짱부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잘못하면 독박 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다면, 잘 하면 대박 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면 그렇게 쉬 쪽박을 깨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지지율 격차에 있었다. 민주당이 공공연히 '단일화 안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설레발치는 판세가 문제였다.

민주당은 의지를 가다듬을 이유가 없었다. 단일화해도 이기고, 안 해도 이기는 판에서 굳이 밑지는 장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임종인 후보의 단일화 협상 타결 누설을 빌미로 삼았고, 단순지지도 조사를 무기로 삼았다. 진보정당의 양보를 끌어내면 좋고, 안 돼도 책임을 떠넘기는 명분만 확보하면 됐다.

진보정당은 힘이 달렸다. 두 진보정당에다가 창조한국당까지 가세했는데도 민주당 후보를 따라잡지 못하는 판에서 마냥 밀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패키지 딜을 제안했고, 적합도 조사를 방책으로 삼았다. 민주당의 양보를 끌어내면 좋고, 안 돼도 체급을 올리는 기회를 확보하면 됐다.

현실이 이렇다. 한쪽은 의지가 없고, 다른 쪽은 힘이 없다. 그래서 한쪽은 현실을 내세우고, 다른 쪽은 명분을 내세운다. '반MB연대'라는 거창한 구호 뒤에 가려진 현실은 이렇게 앙상하고 강퍅하다.

▲ ⓒ연합뉴스

인정하자. 볼썽사납지만 이게 정치 현실이라고 인정하자. 이런 강퍅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실천적 방안을 찾자. 동상이몽을 동상동몽으로 만들 방책을 찾자. 그게 뭘까?

이런 질문으로 대체할 수 있다. 역시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시민사회세력이 힘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그렇게 쉽게 쪽박을 깨지는 못했을 것이다. 시민사회세력이 표를 통한 '응징'을 이끌어낼 만큼 대중 장악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쉬 갈라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민사회세력이 80년대의 재야세력처럼 국민 속에서 생동하고 있었다면 제도정당이 그렇게 쉬 제 봇짐을 싸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미약한 힘에 있었다. 몇몇 명망가의 '이름값'이 전부인 그들의 처지가 문제였다. 그 '이름값'이 알 만한 사람만 아는 '한정상품'이란 게 문제였다.

'반MB세력'은 안산 상록을에서 '홀딱쇼'를 선보였다. 힘도 없으면서 지리멸렬한 모습까지 내보였다. '희망'을 가꾸자면서 최소한의, 소박한 '희망'마저 일구지 못했다. '대안'을 마련하자면서 최소한의, 소박한 '대안'마저 밀어붙이지 못했다.

처지가 이처럼 궁색한데도 입으로는 장밋빛 그림을 그린다. 작은 판조차 추스르지 못하면서 큰 판을 운위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제적 연대'를 이루자며 미리 선거연대 논의기구를 꾸리자고 한다. 후보 단일화가 파탄 난 이유가 논의가 부족해서도, 시간이 모자라서도 아닌데 '선제'를 읊조리고 '논의기구'를 제안한다. 다른 데가 아니라 강짜 부린 데서 이렇게 주장한다.

'홀딱쇼'로도 모자라 '생쇼'를 펼치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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