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이 12일 '신(新) 40대 기수론'을 들고 "당이 국정을 주도하는 시대를 열겠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개각 파동과 관련해 초재선 의원 33인 서명을 이끌며 청와대에 강력히 반발해 온 김 의원은 "이제 공은 청와대에서 당으로 넘어왔다"며 "당의 강화, 확고한 자주성이 강조되어야 하고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대 재선그룹 '각개약진'할 듯**
김 의원은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불거져 나온 '대통령 탈당설'에 대해 "대통령께서 대연정론 이후 당에 부담을 줄까봐 탈당을 생각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금 현안 문제와 관련해 다시 탈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공감하고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우리(초재선 33명)가 서명을 한 것도 당과 대통령이 함께 호흡하고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고언하고 충언 한 것"이라고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경선 전망과 관련해 "하위 그룹에서 시작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열세'를 인정했지만 "출발시의 강세와 약세가 반드시 끝까지 가라는 법은 없다.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설파하고 해법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깃발 들기에 성공하면 승부를 역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초재선 의원뿐 아니라 중진의원들도 공감하고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우리당에는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 그리고 유시민 장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취약한 조직적 기반과 재선 그룹 내에서 후보 및 이슈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의 지도부 진입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김 의원은 재선 그룹의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이 자리에 있는 송영길 의원이 지난 4.2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너무 혼자서 고군분투했다"며 "이번에는 사전 조정 같은 것 없이 한꺼번에 나와서 분위기를 들썩들썩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많다"며 '각개약진'을 전망했다.
"이종걸, 임종석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김 의원은 "우리는 조직력도 없고 표를 주고받고 그런 거래는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공동선대본 같은 것은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종석 의원의 경우 김 의원이 방점을 찍고 있는 당청관계 재정립 문제에서 대단히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고, 지난해 말부터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혀 다른 주장을 펴 왔기 때문에 전대에서 40대 재선그룹의 단일한 목소리가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민주당과 합당은 NO"**
한편 김 의원은 "창당 당시의 자부심은 실종되고 패배주의가 또아리를 틀었다"고 우리당 상황을 진단했다.
김 의원은 "우리당의 퇴조 원인은 포용과 통합의 노력 부족 때문"이라며 "개혁의 원칙은 고수하되 따뜻한 말과 미소로 국민을 향해 다가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에서부터 차이보다 같음을 강조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단결하는 작풍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특히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의 촉구가 졸렬한 나눠먹기식 합당의 주창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합당에의 애걸은 우리 스스로 자신의 태생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과 합당론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난 2년간 40대 재선으로 당의 허리를 자임했고 실무 책임자로 헌신했지만 허리는 허리일 뿐 방향은 결정할 수 없었다"며 "이제 마냥 장막 뒤에서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당권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김 의원의 출마기자회견장에는 송영길, 우상호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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