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상록을…단일화 협상 난항 계속
안산 상록을에서는 18일에도 민주당 김영환, 무소속 임종인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열렸으나 결렬됐다. 이날 협상에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경쟁력 50%, 적합도 50%'로 의견을 모았으나, 설문 문항에서 '민주당'과 '무소속'과 같은 당명 삽입 여부를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부총장은 이날 오후 간담회를 통해 "사실상 협상이 무산됐다"고 단일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민주당으로서는 단일화가 무산돼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러도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당 스스로 이번 선거의 어젠더를 'MB정권 심판', '야권 단일화'로 삼은지라 단일화 실패에 대한 후폭풍이 엄청날 수 있다.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결국 정세균 대표나 김영환 후보 측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태 전 의장 및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양 진영 지도부가 나서 상황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재보선 울산 북구 단일화 협상도 온갖 진통을 겪었으나 막바지에 타결된 바 있다.
▲ 오는 28일 실시되는 경기도 안산 상록을 국회의원 재선거 벽보가 18일 오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주민센터 앞에 부착돼 지나가던 시민이 출마한 7명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수원 장안…민주당 추격 속 '안동섭' 변수 고개
수원 장안은 KBS 앵커 출신으로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가 인지도를 바탕으로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손학규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격차를 줄이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초기에 인지도에서 떨어졌던 이찬열 후보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이 후보의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현재 선두를 탈환하고 있지 못하지만 선두후보를 맹추격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기본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약3%P)에 있으면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야권 표심은 여론조사를 통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이 지역도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에 출마해 10%가 넘는 득표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수원 장안도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경남 양산…"투표로 복수하자"
"투표로 복수하자, 한 표의 기적."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내건 선거 슬로건이 논란을 일으키며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서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한나라당에서는 "분노의 정치, 복수의 정치"라고 반발하는 등 편치 않은 분위기다.
▲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송인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친노진영이 결집했다. 송 후보측이 14일 양산시 덕계동 선거사무소에서 '개최한 노무현 진영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인배 후보,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부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체적인 판세에서는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가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결과 박 대표는 33.6%였고, 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25.3%로 나타났다.(조사대상 19세 이상 성인남녀 704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6%) 투표 확실층의 격차는 더 좊았다. 20% 가까운 초반 격차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관심사다.
민주당 측은 양산 선대위원장으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내세웠고, 안회정 최고위원 등 친노인사들이 총출동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범여권 인사인 무소속 김양수(14.5%) 후보와 박 전 대표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승부는 싱거워질 수도 있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동네마다 달라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는 민주당 정범구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반드시 '지켜야' 할 선거구로 분류하고 있고, 충청권 의원들이 총출동해 지역을 분담해 누비고 있다.
또 이 지역은 충청권이라는 점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음성과 진천에 만들기로 돼 있는 혁신도시를 빼앗아 가려 한다"고 세종시 논란을 부각시키며 충청 민심에 '이명박 정권 심판' 정서를 호소하고 있다.
특이점은 4개 군이 모여 있는 선거구의 특성상, 후보들의 출신 지역에 따라 지지율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후보들이 자신의 출신 지역 밖까지 지지세를 확산시키는 것이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 이번에 무소속을 출마한 김경회 후보가 '여권 단일화'에 참여할지 여부도 변수다.
이밖에 강원도 강릉의 경우 한나라당 권성동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의 복잡한 계산
판세를 종합하보면 한나라당은 전패했던 4월 재보선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승부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다. 강원 강릉과 경남 양산, 수도권 한 곳을 합해 3곳을 이겨야 '승리'라고 규정할 수 있는 여권 입장에선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이야기다.
안산 상록을은 차치하더라도 수원 장안과 경남 양산을 다 빼앗길 경우 후폭풍은 짐작키 어려울 정도다.
불안하기는 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경우 통합적 반MB전선 구축과 자당 의석수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버거워 보인다. 한나라당과 승부도 승부지만 당 안과 밖의 상반된 압력을 어떻게 조율해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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