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개입 방법 고민 중"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공동대표: 권영길, 유원일, 이종걸, 조승수)의 '한국사회 길찾기' 조찬 강연 연사로 나선 박 변호사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특정정파에 소속돼 일을 하지 않았고, 이른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활동해오는 동안 좋은 정부라는 것이 물과 공기와 같아 느끼지 못했는데, 최근 국정원이 사찰과 간섭을 통해 일이 안 되게 개입하는 상황을 보면서 정치가 잘 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의 시민단체들은 성향이 개혁적이다 보니 진보적 정당과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특정 정부를 돕는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시민단체들이 객관적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큰 틀의 고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예전에 낙선운동의 중심에 있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선거에 대한 개입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원고 '대한민국' 소송, 나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박 변호사는 국정원이 자신에게 건 명예훼손 소송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가 적당한 경로를 통해 소를 취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해주는 분도 몇 분 계신다"면서도 "1심 변론이 시작되면 피고의 동의가 없으면 원고가 소를 취하해도 소송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나도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없으니 소가 취하되면 좋겠지만,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 보장이 걸린 우리 사회의 발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원고 대한민국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는 운동을 진행 중이다.
"예언하겠다. 이명박 정부 1~2년 사이 一敗塗地"
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대퇴행의 시대"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행태가 지난 20년 우리가 피땀흘려 쌓아온 사회 수준을 10~20년 뒤로 되돌리고 있고, 대운하 반대가 많으니 4대강이라고 하고 있지만 전부 녹색으로 포장한 토목공사이며, 예산을 아껴 다음 세대애 물려줘야 하는데 100조 원을 다음 세대에게서 빌려쓰고 있다"고 나열하며 "이명박 정부는 수십년을 정권을 잡고 일할 것처럼 착각하고 정치와 행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예언을 하겠다"면서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이명박 정부는 일패도지(一敗塗地: 한 번에 패해 땅에 묻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싱크탱크 재조직해야"
그는 그러면서도 민주진보개혁진영에 대해서는 "단순한 저항을 넘어서 대안을 가진 연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중에서도 '싱크탱크'의 육성과 연대를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대운하 반대 연구원이 쫓겨났듯이 국책연구소는 정부부처 산하여서 정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책연구소 수십 개에 몰아넣는 돈이 수조 원인데 정부정책만 합리화하고 독립성이 없으니 연구원들이 틈만 나면 대학으로 가려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정당들이 자체 싱크탱크를 갖고 있지만 만드는 자료는 세미나 자료 정도에 불과하고 예산은 대부분 당직자 월급으로 쓰인다"며 "깊이 있는 연구를 하거나 연구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그나마 있는 기존 연구소들도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아내는 소통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싱크탱크를 재조직하는 것도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결정적 개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좌장을 맡은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박원순 변호사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면서 "그는 진보진영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말과 함께 강연을 맺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