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량 운전사들로 구성된 'KBS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사측인 (주)KBS방송차량서비스 간에 진행되고 있는 임금협상이 4개월 째 난항이다. 노조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예산권을 갖고 있는 KBS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KBS 비정규직 노조 "생활임금 보장하라"**
KBS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지난 15일부터 잔업거부 투쟁을 진행하며 (주)KBS 방송차량서비스 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9개의 지역총국과 9개 지국에서 일하는 지역 조합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하루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였다.
이 노조는 KBS의 취재차량 등을 운전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KBS 운전기사 263명 중 240여 명이 이 노조에 가입된 상태다.
이번 임금협상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은 '생활임금 보장'으로 요약된다.
노조측은 기본급의 경우 현행 65만원에서 10만2000원이 인상된 75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5만 원이 인상된 70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상여금에 대해서도 노조측은 현행 16만2500원에서 11만9500원 인상된 28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1만2500원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주봉희 언론노조 비정규직 지부 위원장은 "KBS 차량 운전기사들은 시간외 수당까지 합쳐서 매월 평균 122만 원을 받고 있고, 이는 MBC, SBS, YTN 등 다른 방송사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노조 요구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차량 운전기사의 월 통상임금(시간외 수당 제외)은 현재 KBS의 경우 93만2500원인 데 비해 MBC는 약 120만 원, SBS는 110만 원 정도 된다.
주 위원장은 "다른 방송사는 차량 운전기사가 적기 때문에 KBS보다 더 많은 임금을 줄 여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동종 업종 간 임금차가 너무 크고,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임금으로는 가정을 꾸려가기도 힘에 벅찬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예산권 쥐고 있는 KBS가 직접 나서야"**
한편 노조측은 이번 임금협상에서 KBS가 직접 교섭주체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KBS방송차량서비스가 사용자이긴 하지만 KBS가 예산을 늘려주지 않으면 (주)KBS방송차량서비스도 어쩔 수 없다는 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주)KBS방송차량서비스는 KBS 자회사인 (주)KBS 비즈니스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주봉희 위원장은 "(주)KBS방송차량서비스와 교섭을 하고 있지만, 임금협상 타결 여부는 결국 예산권을 쥐고 있는 KBS에 달렸다"며 "실제로 (주)KBS방송차량서비스도 KBS의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를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KBS 노조의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 노사도 현재 임금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이 과정에서 노조측이 KBS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최재훈 KBS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차량 운전기사들의 사정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현재 임금협상에서 차량 운전기사의 임금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며 "(주)KBS방송차량서비스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KBS를 압박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노조의 임금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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