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 전 총리를 비롯해 이 모임 운영위원 77명의 명단에는 이병완·천호선 등 이른바 '신당파', 안희정·이광재·백원우 등 '민주당파', 문재인·유시민 등 '비정당파'에 문성근과 같은 노사모 출신까지 친노 인사들이 총망라 돼 있다.
"정치개혁, 언론개혁 범시민운동"
▲ 2일 오전 '시민주권모임'(가칭) 창립 취지와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 ⓒ프레시안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창립 취지문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위해 가칭 시민주권모임의 창립을 제안한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행동선언"이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어 '가치 공동체'가 될 것임을 선언하며 "민주발전과 정치개혁,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번영, 지역주의 극복과 균형발전, 특권철폐와 투명성 확대, 민생안정과 복지 실현 등 민주정부 10년의 업적의 기초가 된 가치를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민생'을 중심에 두는 한편, 정치개혁, 언론개혁 등의 범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전 총리는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고, 좋은 정당과 좋은 정치인을 지지하며 바른 언론을 보고 듣는 등 주권자로서 시민의 권리행사를 지원하고, 노무현의 가치를 실천해 나갈 '시민리더'를 육성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러 정당과 정치세력, 시민사회, 국민들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시민정치운동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지금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국가의 주권자인 시민이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이끌어나가는 시민주권시대"라며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이 아니라 '집단지성'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모임의 성격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는 미국의 '무브온'(moveon.org)을 예로 들었다. 무브온은 온오프라인이 섞인 정치공동체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이 전 총리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고, 작은 단위의 지역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고 인터넷 환경이 발달돼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정책개발에서 구체적인 선거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당이 아닌 가치공동체"
기존 정당의 틀로는 흡수할 수 없는 이른바 '촛불세대' 등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과의 관계는 '통합'이 아닌 '연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는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 아니라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얘기하신 것으로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이 일치돼야 통합이 가능하다"면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완전 일치하지 않아도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특히 "지난 10년 동안 여러 견해차와 감정도 있었는데, 자기 영역과 자기 몫을 찾는데 주력했다는 반성을 한다"며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와 남북관계의 가치가 단시일 내에 무너지는 것을 보니 작은 차이를 넘어 연대하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역시 "민주당은 통합과정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이 기득권을 고수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이 모임이 정당이 아니라 가치공동체이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범위에서 많이 접촉해 실질적으로 같이 활동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문을 활짝 열고 '깨어 있는 시민'과 '행동하는 양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4일부터 부산·경남지역을 시작으로 지역설명회를 개최하며 10일에는 서울 종로 수운회관에서 준비위원회 결성식을, 10월 16일에 본격적인 본조직을 창립할 계획이다.
▲ 시민주권모임(가칭) 운영위원 명단.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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