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이래로 노동조합 조직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노조 조직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수는 급증하는데 비해, 노조가입 노동자 수의 증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산업별 구조조정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정규직 일자리가 대폭 줄어드는데 반해 그 자리를 노동3권 보장이 취약한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조 조직율, 1989년 이후 지속 감소**
4일 노동부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노조 조직율은 10.6%로 전년(11.0%) 대비 0.4%p 감소했다. 노동조합 수는 6017개소로 지난해보다 240개소 감소했다. 노조 조합원 수도 153만6843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3106명이 감소했다.
노조 수 감소는 지난해 신설노조는 391개소이지만 해산노조는 631개소에 달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소규모 사업장의 부도·폐업과 함께 기존 기업단위 노조가 산별노조 또는 지역노조로 전환하는 등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조 조직율의 경우 1989년 19.8%를 정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1997~2001년 12% 대, 2002~2003년 11% 대, 급기야 2004년에는 10.6%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노동부는 "조직대상인 임금근로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데 반해 조합원수는 큰 변동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림〉
***노조 조직율 왜 감소하나?…"구조조정, 비정규직 증가가 그 원인"**
한편 노조 조직율 감소는 비정규직 증가, 산업구조의 변화 등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노조 조직율 감소의 원인은 몇 마디 말로 단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하다"며 노조 조직율 감소를 야기한 주요 원인들을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노조 조직율 감소의 주요한 이유로 사용자들의 '비노조 경영' 선호를 꼽았다. 최근 들어 사용자들이 '비노조 경영'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자의 신규 노조 건설이 어려워지고, 기존 노조도 해체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노조 조직율도 자연스레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급속하게 증가한 것도 노조 조직율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 연구위원은 "비정규직의 급속한 증가도 노조 조직율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이들은 노조 가입이나 활동 자체가 어려운 실정인 만큼, 전체 조합원 수가 늘지 않는 이유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한국노총 정책국장도 "노총 산하 금융 노조만 해도 1년 사이에 5000여 명의 조합원이 감소했다"며 "이는 금융산업 구조조정으로 다수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전 산업에 걸쳐 진행되는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기존에 노조 조합원이던 다수의 정규직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나아가 사용자들이 위탁 또는 도급 등의 방식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줄여나감에 따라 노조 조직율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여성 노동자가 급증과 노동인구의 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도 노조 조직율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요컨대 노동시장의 총체적 구조 변화가 노조 조직율 감소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