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46) 씨가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날 중앙대에 따르면 진 씨는 지난달 24일 임용 제청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겸임교수로 임용되려면 다른 기관 겸직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학교 관계자는 "자세히 규정을 따져보면 진 씨는 2003년 첫 임용 당시부터 자격 미달이었다. 지금까지 학과장 재량으로 2년마다 재임용했지만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관련 규정 강화 지침을 내려 이번에 탈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독어독문학과는 학과 명의 성명을 통해 "두 차례 재임용 과정에서 한 번도 문제 삼지 않다가 이제 와서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을 들어 탈락시킨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치적 고려 등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진씨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교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강좌를 이렇게 없애 버리는 건 교육적인 차원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진씨는 "학교에서 강의하라고 해서 했던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것이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 해석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권 들어와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카이스트(KAIST)에 이어 중앙대까지 내 겸임교수 자리가 차례로 날아가 버렸는데 우연의 일치겠느냐. 택시비도 안 나올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자리를 두고 참 유치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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