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한나라당이 무도한 날치기를 한다면 18대 국회는 여기서 문을 닫는 편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 훨씬 낫다"며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세균 대표도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한다"며 "나와 정 대표는 오늘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으로 의원직을 사퇴해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전날 의원직 사퇴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신중론이 제기됐으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의원직 사퇴 의사를 명확히 함으로써 민주당의 '의원직 총사퇴'는 돌이킬 수 없는 수순에 돌입했다.
▲ 의원직 사퇴 의사를 천명하고 있는 이강래 원내대표. ⓒ프레시안 |
이어진 의원들의 자유 발언에서도 의원직 사퇴 결의가 이어졌다. "협상에 들어갔더니 한나라당의 협상안을 보고 굴욕감을 느낄 정도였다"는 최문순 의원은 "더 이상 국회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이강래 원내대표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려면 84명의 민주당 의원 시신을 밟고 가야 할 것"이라며 "만약 민주당 의원 시신을 밟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처리를 강행한다면, 시신이 돼서도 국민 1000만 명의 의장 퇴진 서명을 받아내 사퇴시키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야당은 더 이상 국회에 없을 것이고, 한나라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에야 국회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고, 추미애 의원은 "의원직을 걸고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규탄대회 도중 김 의장의 '직권상정'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상임위 별로 산개해 각각 본회의장 출입구 5개를 막은 채 "밟고 지나가라"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 국회의장실 쪽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민주당 행안위원들. ⓒ프레시안 |
본회의장 정문을 비롯해 김충조, 최규식, 김유정 의원 등 행안위원들은 국회의장 출입문 앞에서, 김부겸, 최문순, 조영택, 천정배 의원 등 문방위원들은 로텐더 홀 옆 문을, 박지원, 박영선, 이춘석 의원 등 법사위원들은 속기사 출입문 등을 지키며 김 의장 및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막는 것은 물론, 본회의장 안에 들어가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까지 막겠다는 태세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김 의장은 며칠 전 의장석을 먼저 점거한 당에게 불이익을 주기로 천명했고,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먼저 의장석을 점거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먼저 질서를 깨트리지 않았다"며 "김 의장은 약속한대로 한나라당이 철수할 수 있도록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 로텐더홀 출입구를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 문방위원들과 현장을 점검하며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이강래 원내대표.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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