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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3년 만에 재매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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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3년 만에 재매각 결정

자금난 못 이겨… 새주인 나설 곳 관심

자금난에 시달리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인수 3년 만에 대우건설 재매각을 결정했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금호아시아나는 거센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에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손실을 최소화하고 인수자의 인수 부담을 완화시켜 매각이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주채권은행(산업은행) 및 자문사 등과 협의해 매각 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왜 되파나

대우건설이 국내 최대 건설사인데다 유동성과 실적도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매각을 결정한 근본 원인은 그룹 자금난이다. 지난 2006년 이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연달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아졌던 레버리지 비율이 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사옥과 금호생명을 내놓는 등 대우건설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으나 대형 부채를 그룹이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룹이 소화하기 어려운 우량 매물을 지나치게 욕심 낸 대가가 너무 컸다. 인수 기업을 이처럼 짧은 시간 만에 시장에 내놓은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12월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6조 원이 넘는 인수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그룹은 산은을 비롯한 18개 금융기관을 FI로 끌여들여, 3조 원가량을 빌렸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주식에 대한 풋백옵션(매도선택권)을 제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주당 3만2000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차액을 그룹이 갚아주기로 합의했다.

이 풋백옵션 조항이 결국 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대우건설 주가는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한 때 행사가격의 1/5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바닥을 헤맸고 최근에도 1만2000원 선에 그쳤다. 올 연말까지 주가가 이 수준을 유지할 경우 그룹이 채권단에 갚아야 할 돈은 최대 4조 원 선에 달할 정도였다. 그룹이 낸 자구책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아무리 많이 잡아도 갚아야 할 돈의 절반에 못 미쳤다.

더군다나 인수 과정에서 생긴 부채로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 대우건설을 재매각하지 않을 경우 자칫 그룹 전체가 심각한 부실에 빠질 지경에 처했다. (☞ 관련 기사 : '쇼핑이 끝난 후…재벌그룹 유동성 '흔들')

무리하게 삼킨 과실을 다시 토해내는 것 외에는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대우건설 재매각은 물론 각 그룹 핵심계열사가 매물로 나올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대우건설, 어디로 가나

일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매각 결정으로 대우건설은 다시 뉴스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워낙 우량한데다 덩치 또한 큰 까닭에 새로 주인이 되는 쪽은 단숨에 건설업계는 물론 재계 판도까지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위의 종합건설업체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단 "(매각 방식은) 산은, 자문사 등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제3의 인수자나 산은 사모펀드(PEF) 중 유리한 곳에 회사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곧바로 인수에 나설 제3자가 나오는 게 좋다. 인수 후 재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PEF에 헐값에 파는 것 보다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후하게 쳐줄 제3자가 나서는 게 더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포스코를 비롯해 LG그룹과 롯데그룹 등이 주요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LG그룹의 경우 건설 계열이 GS그룹으로 넘어가 건설사업과 큰 연관이 없지만, 상대방의 주력사업에 서로 진출하지 않도록 한 신사협정이 다음달 1일부터 해제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오가는 건설업은 주요 재벌그룹 대부분이 진출해 있다.

다만 인수를 위해서는 상당한 몸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 조달 능력이 뛰어난 곳이 아니고서야 쉽게 인수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힘을 받는다. 최근 경제위기로 주요 그룹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현실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 대우건설보다는 몸집이 작은 현대건설 역시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라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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