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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태풍 본격화…"'표창 인사'로 확실히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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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태풍 본격화…"'표창 인사'로 확실히 물갈이"

"盧정부 '찬밥' 공안통, MB정부선 일선부터 대폭 강화될 듯"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됨에 따라 검찰에 '인사 태풍'이 불 전망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쪽에서는 천 내정자가 대표적 '공안통'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 핵심 보직 '물갈이'에 더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총장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천 내정자는 사법연수원 12기로 임채진 전 총장(9기)과 세 기수나 차이난다.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특성상 총장 선배 기수들은 퇴임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천 내정자의 '선배'들은 모두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2일 권재진 서울고검장(연수원 10기)과 김준규 대전고검장(11기)이 사표를 던졌다. 이밖에도 천 내정자의 '선배'는 명동성 법무연수원장(10기)을 비롯해 문성우 대검차장, 문효남 부산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이상 11기)이 있고, 이준보 대구고검장은 연수원 12기 동기이지만 사법시험 선배(천 내정자 사시 22회)다.

동기들도 대거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빈 전 총장이 '강정구 교수 불구속 지휘' 파문으로 중도 사퇴하는 바람에 정상명 전 총장이 갑작스럽게 부임됐을 때 안대희 현 대법관 등 동기들이 자리를 지켰던 적이 있지만, 천 내정자가 동기들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엔 동기들도 자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천 내정자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51세인데, 동기 중 이귀남 법무부 차관은 58세,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은 57세, 김수민 인천지검장은 56세이다.

결국 검찰 최고위층에 10~12명의 인사수요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수원 13~14기들이 고검장급으로 대거 자리를 이동하게 된다. 13기에는 박용석 부산지검장, 박영렬 광주지검장, 박한철 대구지검장, 조근호 서울북부지검장, 차동민 수원지검장,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14기에는 김영한 청주지검장, 김진태 대검 형사부장, 김학의 울산지검장,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 박기준 의정부지검장,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이재원 전주지검장, 안창호 대전지검장, 채동욱 법무실장, 김홍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이 포진해 있다.

게다가 이들 중 승진 누락자는 옷을 벗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인사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특히 인사 도미노의 하이라이트는 '검찰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다.

이 자리에 16~18기 인사들이 발탁되는 수순인데, 이 기수에는 PD수첩, 용산참사 수사를 진두지휘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 노 전 대통령 수사의 '입'이었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등이 포함돼 있다. 사안별로 다르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후 일선에서 '고생'한 인사들이 핵심 요직에 두루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지검 차장, 부장 등 일선 검사들도 '코드 인사'로 채울 여지가 높아진다. 인사권이라는 카드가 두루 활용될 수 있다.

"일선 분위기도 바뀔 것"

수도권의 한 검사는 "설마 했는데, 예상보다 파격적 인사"라며 "검찰 안에서도 연쇄 인사이동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기들 승진할 때 한두 번 밀리면 앞 날이 험난하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인사권자의 가장 큰 힘인 인사권을 일선 검사들에게 이번에 제대로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라며 "검찰이 보수적이고 격무에 시달리는 조직이라 일선에서는 세상 바뀌어도 바뀌는 줄 잘 모르는 측면이 있는데 이번에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안에서도 '쟤는 앞으로 잘 나가겠구나', '쟤는 5년간 지방으로 돌겠구나'라고 할 정도의 성향 파악은 하고 있다"며 "승진 대상자는 알게 모르게 모두 다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채진 총장도 '노무현 사람'이라는 이미지의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표창 인사'를 통해 확실하게 물갈이를 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김각영, 송광수, 임채진 총장은 기획통, 김종빈, 정상명 총장은 특수통, 뭐 이런 식으로 나름 기획·특수 쪽의 엘리트들이 총장이 되는 것이 관례인데, 공안통이 총장이 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심장하다"며 "노무현 정부 때 약화된 공안통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일선에서부터 대폭 강화시키겠다는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인사태풍'의 의도는 고검장급 인사에 이어 검사장급 인사가 마무리되는 8월 초순경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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