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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도 최저임금은 올렸다"

"다 올리는데 우리만 내리자?"…노동계 수정안에도 경영계 '삭감 고집'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오는 25일 최저임금위원회 최종 회의를 앞두고 노동계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 등 4명의 노동계 대표들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머리를 잘랐다. 이찬배 위원장은 "삭발을 몇 차례 해보긴 했지만 쥐꼬리만한 최저임금을 깎겠다는 것을 막기 위해 머리를 잘라 보기는 처음"이라고 경영계와 정부를 맹성토했다.

최근 노동계는 당초 요구였던 노동자 평균 임금 50%, 올해에 비해 28.7%를 올리는 요구안에서 한 발 물러서 '22.9% 인상' 수정안을 내놓았다. 5.8%를 낮춘 것은 경영계 요구안이 -5.8%임을 감안한 것이다. 노동계의 이 같은 수정안에도 불구하고 경영계는 삭감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 요구는 '임금 요구'가 아닌, 저소득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요구'"라며 "파렴치한 최저임금 삭감 요구는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노동계, 삭발로 "삭감 절대 안 된다"…"100만 원은 되야지"가 대세

▲ 이찬배 위원장 외에도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장성기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장, 최만정 전국지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이날 함께 삭발을 했다. ⓒ프레시안
이찬배 위원장 외에도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장성기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장, 최만정 전국지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이날 함께 삭발을 했다. 이들의 요구는 '최저임금 현실화'다.

시간당 5150원, 월 107만원이라는 노동계 요구안의 근거는 "최저임금은 최소한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인상을 해도 지난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 389만5000원에 비하면 채 30%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찬배 위원장은 "길 가는 시민 2000명에게 물었더니 90% 가까이가 '최저임금이 최소 100만 원은 돼야 한다'고 답했다"며 "우리 요구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일 뿐 결코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영계는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은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 그 근거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의 개정안에 공을 들였던 정부도 '기업이 우선'이라는 경영계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이 선진국의 위기 해법…MB, 유리할 때만 '글로벌 스탠다드'?"

▲ 노동계는 '최저임금 삭감'은 선진국 등 다른 나라의 움직임과 정반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프레시안
이 같은 정부와 경영계의 주장에 대해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제도의 22년 역사상 삭감 요구는 처음"이라며 "심지어 외환위기 시절에도 최저임금은 인상됐었다"고 비판했다. 지금보다 더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였던 때도 '쥐꼬리만한 최저임금'을 줄이려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동계는 '최저임금 삭감'은 선진국 등 다른 나라의 움직임과 정반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최저임금을 올려 구매력을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경제위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10년 동안 제자리였던 미국의 최저임금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오르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11년까지 최저임금을 무려 45% 인상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의회도 최근 회원국에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60%로 맞추도록 권고했다. 브라질도 최근 최저임금을 12.05% 인상시켰다.

특히 노동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인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니카과라와 같이 30% 미만에 분류돼 있다. 가파르게 최저임금을 인상할 계획인 미국도 최저임금이 평균임금 대비 30% 이상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저임금 노동자가 살아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콧방귀를 뀌는 것은 우리 정부뿐인 것이다. "자기들 유리할 때만 '글로벌 스탠다드'냐"는 비판은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서민의 간을 빼서 부자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정책의 가장 좋은 사례가 바로 최저임금"이라며 "현 정부의 최종 목적은 사각지대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저임금 노동자가 살아야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콧방귀를 뀌는 것은 우리 정부뿐인 것이다. "자기들 유리할 때만 '글로벌 스탠다드'냐"는 비판은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있다.ⓒ프레시안

공익위원의 최종 결론은?

노동계는 25일까지 점차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청소용역 노동자 등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이들이 조합원의 대다수인 여성연맹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시한부 총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도 오는 25일부터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1박2일 집중 투쟁을 벌인다.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는 그나마 노동조합이라도 있는 우리 조합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220만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가 추천한 위원 외의 공익위원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론이 주목된다.

▲ 이날부터 이틀 동안 파업을 벌이는 여성연맹 조합원들이 이찬배 위원장이 삭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 삭감은 안 된다며 삭발하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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