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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이명박 퇴진" 투쟁 선언…곳곳에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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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이명박 퇴진" 투쟁 선언…곳곳에 장애물

임성규 "지금 못 끌어내리면 노동자가 응징의 첫 희생자"

민주노총이 이명박 대통령 '퇴진' 구호를 내걸고 본격적인 집중 투쟁의 시동을 걸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 확실히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지 못하면 남은 임기 동안 우리 노동자는 처절한 복수를 당할 것"이라며 총력 투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13일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화물연대·쌍용차 투쟁 승리 결의 대회'를 열고 7월 총파업으로 가는 첫 단추를 뀄다. 임성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7월 총파업과 더불어 시민사회, 야4당과 함께 이명박 퇴진을 위한 불신임 투표 및 서명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퇴진 요구, 자신감 가져도 된다"

▲ 임성규 위원장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촉발시킨 최근의 정국 분위기를 염두에 둔 자신감이었다. ⓒ프레시안

임성규 위원장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촉발시킨 최근의 정국 분위기를 염두에 둔 자신감이었다. 민주당의 장외 투쟁, 교수들의 잇따른 시국 선언 등을 놓고 임 위원장은 "정책 기조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명박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위원장은 "남은 것은 우리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유리한 정국을 등에 업고 마침표를 찍자는 것. 민주노총은 단계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오는 25~26일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1박 2일 집중 투쟁을 시작으로, 27일 전국에서 동시다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연다.

이어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가 간부 파업을 계획 중인 7월 1일부터 각 현장의 대의원 이상 간부들이 참여하는 지명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 총파업 일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7월 10일 이후 전 조합원의 총파업 등을 고민 중이다.

▲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을 위해 이날부터 단계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프레시안

화물연대 전 조합원 상경 투쟁 보류…장기화되면 불리하다

현재로선 가장 큰 쟁점은 쌍용차와 화물연대다. 쌍용차는 지난 8일 정리 해고 법적 효력일 이후에도 공장 안에서 옥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 위원장도 다가오는 대정부 투쟁의 큰 목표로 '이명박 정부 퇴진'을 얘기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는 △화물연대 인정 △정리 해고 없이 국가 직접 개입에 의한 쌍용차 회생 △비정규직법·미디어법의 국회 통과 저지 등을 내걸었다.

임 위원장은 "확실히 싸워 승기를 잡자"고 했지만, 문제는 이들 두 곳부터 승리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당장 이날 예정됐던 화물연대의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은 보류됐다. 화물연대는 "지역 거점을 사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파업 참여 조합원의 숫자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한통운 측과 택배 기사들의 복직 등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음에도 서명 주체 문제로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보수 언론의 여론 몰이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화물연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결국 일단 받아들여서 말려죽이겠다는 것"이라며 교섭 결렬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화물 노동자 전체의 문제를 놓고 진행되는 파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장기화될 경우 노조에 불리하다.

노조 주장대로 '화물연대'와 합의할 순 없다는 대한통운의 뒤에 정부가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해결은 난망하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파업 참여율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박한 요구"로 23일 파업 중인 쌍용차…아군은 줄고 적군만 늘어나

▲ 뚜렷한 대책 없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뚜렷한 대책 없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이날 무대 위에 오른 쌍용차 가족대책위의 권자영 씨는 "지금 쌍용차에서는 정부와 상하이차의 책임은 간데없고 오직 노동자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함께 살자는 소박한 요구가, 평범하게 사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렸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군만 늘어간다.

이미 법적 효력이 발생해 해고자의 복직 투쟁으로 그 성격이 변해 버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옥쇄 파업을 놓고 회사와 '살아남은' 이들은 16일 '출근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로 해산시키는 대신 4500여 명의 평택 공장 진입 시도를 통해 '노-노 갈등'을 부각시켜 보겠다는 속셈이다.

아군은 오히려 줄어간다. 정리해고 대상자에게도 회사 측이 희망퇴직 신청 기회를 주고 있어 파업 이탈자는 하나 둘 생기는데, 외부의 지원도 별로 없다. 금속노조도 몇 차례 간부들만 참여하는 결의대회만 열었을 뿐이다.

이처럼 "노동 밖의 정세는 매우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임 위원장의 얘기는 역설적으로 내부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게다가 현대차 등 '핵심 동력'은 민주노총의 총파업 뿐 아니라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파업에도 '비협조적'이다. 자체 임단협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우리는 못한다"는 메시지가 강하다.

7월 총력 투쟁을 앞두고 있는 민주노총이 어느 때보다 외부의 힘에 기대고 있는 까닭이다.

▲ "정리 해고가 뭐냐고 묻는 딸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눈물만 흘렸습니다." 쌍용차 가족대책위의 권자영 씨가 무대 위에서 호소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그저 신나게 뛰어 놀았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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