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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광장에 천막 치고 철야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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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광장에 천막 치고 철야농성 돌입

"집회는 헌법상 권리, 조례 따위가 막을 수 없다"

민주당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자리를 깔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10일 범국민대회가 열릴 때까지 광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노숙할 계획이다.

4일 오후 4시. 빗줄기가 간간이 흩뿌리는 가운데 이강래 원내대표를 필두로 40여 명의 의원들이 서울광장 잔디를 밟고 올라섰다. 당직자들은 신속하게 광장 한 가운데에 스티로폼을 깔았고 의원들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 연좌했다.

이어 즉석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날 오전 한승수 총리를 항의 방문한 이석현 의원은 "모 단체가 8, 9, 10일 서울광장 사용신청을 했다고는 하나, 어제도 안 했고 오늘도 안 하고 있고, 내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한 총리에게 '국민들의 뜻을 계속 누르고 막으면 속으로 곪아 더 번질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에 연좌한 민주당 의원들. ⓒ프레시안

"집회는 헌법상의 권리…당당해야"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최규식 의원은 "헌법상의 권리를 조례 따위가 막을 수 없다"고 역설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최 의원은 "서울광장에서는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정치적 함성이 들리면 국가 브랜드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광장을 둘러싼 차벽이야 말로 국가 브랜드를 떨어뜨리는 짓"이라며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논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특히 "서울시는 서울광장은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문화관광 등의 목적에 사용돼야 한다는 서울시 조례를 내세우는데, 헌법으로 보장한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조례로 제약할 수 있느냐"며 "10일 범국민대회가 문화행사인지 아닌지 따질 것도 없다. 법리논쟁을 하면 말려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치적 집회가 됐든 문화행사가 됐든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인데, 괜히 정치적 집회가 아닌 문화제인 척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덕수궁 대한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 분향소에서 밤 낮 할 것 없이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지켜 '노숙자 국회의원'이라는 별명을 얻은 최문순 의원은 "87년 야당의원들이 명동성당에서 장외투쟁하다 닭장차에 실려가 난지도에 버려졌을 때의 각오로 자리를 지키자"고 웅변했고, 김재균 의원은 "5.18과 6월 항쟁, 노 전 대통령의 서거까지 뜨겁게 끌어안는 의미에서 서울광장을 앞으로 '민주광장'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종걸 의원은 "고종 황제가 승하하자 3.1 운동이 일어났고, 순종이 서거하자 6.10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이 이 광장이고, 4.19 혁명, 6월 항쟁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받아낸 곳도 이 광장"이라며 "분연히 일어서서 이 광장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 천막을 치는 당직자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 ⓒ프레시안

"서울광장 이름을 '민주광장'으로"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당직자들은 광장에 천막을 들여왔는데, 이 과정에서 "광장에 천막을 반입할 수 없다"고 가로막는 서울시 경비원들과 잠깐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별다른 저지는 없었다.

그러나 결국 두 개의 천막을 쳤고, 이 사이에 서울광장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이 의원들을 찾아와 "힘내라"고 격려를 하는가 하면 광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서서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저게 다 쇼"라며 못 미더워 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많은 시민들은 "저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흥미롭게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을 지켜봤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이강래, 김효석, 이미경, 최인기, 원혜영, 송영길, 이석현, 양승조, 최영희, 조배숙, 김종률, 최규식, 김영록, 김희철, 우제창, 김상희, 홍영표, 문학진, 이시종, 김재균, 백재현, 우윤근, 전혜숙, 조정식, 최문순, 김유정, 강기정, 이용섭, 서갑원, 장세환, 노영민, 박선숙, 주승용, 신낙균, 이종걸, 신학용, 전현희 의원 등이 참여했고, 나머지 의원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정까지는 4개조로 나누어 식사와 휴식을 취한 뒤 철야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자리를 까는 동안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의원과 당원들도 서울광장 주변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 서울광장 주변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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