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상징하는 가수들 추모 공연
운구 차량의 이동은 당초 예정보다 출발이 지연된 탓에 예정 시간보다 늦게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약 30분이 걸리는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약 40만 명(경찰 추산 15만 명)의 인파가 경복궁에서 시청 앞 서울광장에 이르는 도로를 가득 메웠다.
운구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안치환, 양희은, 윤도현밴드 등 '거리의 정치'를 상징하는 가수들이 추모 공연을 열었다. 안치환 씨가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 두 곡을 열창하는 동안 운구 차량은 천천히 지난해 촛불 집회의 상징이 된 청계광장으로 다가왔다.
ⓒ뉴시스 |
노무현과 시민이 동시에 만난 오후 1시 정각,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광고에서 부른 '상록수'가 가수 양희은 씨의 노래로 거리에 울려 퍼졌다. 밝은 모습으로 연인, 친구와 고인을 추모하던 일부 시민도 노래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운구 차량을 지켜보기 위해 디딤발로 차량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연신 "가슴이 먹먹하다", "안타까워서 어쩌나"는 등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달리 서럽게 울던 김모(52) 씨는 "대구에서 올라왔다. 생전 노 전 대통령을 내내 욕하기만 했다"며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양희은 씨의 노래가 끝나자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제동 씨는 "그 분이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을 우리의 마음 안으로 갖고 들어오신다"며 "나중에 자녀들이 그 분이 돌아가신 것을 물으면 여러분은 푸르른 상록수처럼 답해달라"고 말했다.
'노짱', 마지막으로 서울광장 도착
운구 차량이 청계광장을 지나는 순간 윤도현밴드가 무대에 올라 '후회 없어'를 열창했다. 하지만 노래와 달리 시민들은 그를 보내는 길에 큰 회한을 느끼는 듯 보였다. 많은 시민이 노란 풍선과 노란 종이비행기를 운구차량 쪽으로 던졌다.
ⓒ뉴시스 |
그러나 운구 행렬이 지나가면서 시민들은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뚫고 차도로 몰려들었고, 폴리스라인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차도로 내려선 시민들은 시청을 향해 행진했지만 서울광장이 벌써 인파로 가득 차자 광화문 네거리 근처 전광판에 중계되는 대형 TV 화면을 통해 노제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오후 1시 20분, 운구 차량은 서울광장으로 서서히 진입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닫혀 있던 곳으로 시민들이 "우리 대통령"이라고 외치던 '노짱'이 마지막 나들이에 나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