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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자" 손 내밀자 '압수 수색'·'체포 영장'…파국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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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자" 손 내밀자 '압수 수색'·'체포 영장'…파국 직전

경찰, 화물연대 사무실 3곳 압수 수색…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계약 해지 당한 대한통운 택배 기사를 돕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화물연대 광주지부 박종태 제1지회장의 사망 20여 일이 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화물연대 탄압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 문제를 포함해 비정규직 고용 안정 등 5개 안을 놓고 19일 정부에게 "만나서 얘기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정부는 20일 새벽 화물연대 사무실 3곳을 압수 수색하는 것으로 답했다.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연행된 참가자 가운데 20명은 끝내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정부는 미처 검거하지 못한 주동자 처벌을 놓고 관계부처 장관이 모이는 회의까지 연다.

경찰 "증거 찾으면 추가 혐의자도 구속 영장 신청할 것"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를 전후해 서울 민주노총 화물연대 본부, 화물연대 대전지부, 광주지부 등 3곳에 총 60여 명의 형사를 보내 압수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컴퓨터, 회계장부, 회의록 등의 문건, 캠코더, 현수막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 수색은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집회의 '처벌 대상'을 확인하고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이승철 대변인은 "경찰은 지난 5·16 집회를 공모한 자료를 찾기 위해 압수 수색을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압수한 물품을 사진이나 동영상 등 채증 자료와 함께 비교 분석하는 작업에 사용할 것"이라며 "추가로 혐의가 확인되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따로 불러 조사하고 구속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된 12명과 더불어 현장에서 검거하지 못한 시위 주도자를 가려내 추가로 체포 영장 등을 청구하기 위한 자료가 필요했다는 것. 이는 지난 16일 벌어진 충돌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임을 증명해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구속의 근거로 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계획 범죄' 증거 만들어 민주노총 지도부도 검거하려는 속셈?

▲경찰은 이에 앞서 연행자 500여 명 가운데 32명에 대해 폭력시위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대전지법은 이들 가운데 20명에 대해서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프레시안
경찰은 이에 앞서 연행자 500여 명 가운데 32명에 대해 폭력 시위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대전지법은 이들 가운데 20명에 대해서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비록 12명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지만, 대전지법은 "깃발을 제거한 만장깃대를 소지하고 폭력 시위에 가담한 것은 그 범행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피해가 중대하다"며 '만장 소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음을 밝혔다.

결국 경찰은 이런 법원의 판단에 맞춰 '계획 범죄'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미 체포 영장을 신청한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 등 7명의 화물연대 간부 외에도 임성규 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에게도 체포 영장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위원장이 수차례 당시 충돌에 대해 "의도하지 않았던 불상사"라며 유감을 표명했던 만큼 사전 모의 증거 자료가 없이는 체포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초 민주노총 간부 4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에게 체포 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던 경찰은 화물연대 간부 7명에 대해서만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정부도 '분위기 조성'…관계부처 장관 '불법 시위 대책 회의'

정부도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정부는 오후 2시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불법 폭력 시위 대응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움직임과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의 총파업 동향 및 5·16 불법집회 주동자 처벌 등 후속조치가 논의 주제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은 "진심으로 한 번 만나서 머리 맞대고 싶다"는 민주노총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는 모양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의 공동 상경 투쟁이 또 한 번 노정 격돌의 장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민주노총은 이를 놓고 "16일의 사태는 평화적 가두 행진을 무리하게 막았던 경찰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며 "사상 유례없이 500명 가까이 연행됐다가 20명만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도 검찰과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폭력 진압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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