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매집에 나선 외국인이 장을 주도하면서 코스피지수가 4거래일 만에 1400선을 다시 돌파했다. 유동성의 힘이 이날 지수를 밀어올렸지만 점차 주식비중을 줄이라는 경고가 증권가에서 쏟아졌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53포인트(2.99%) 오른 1428.2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3일 이후 1400선을 넘어선 것을 이날이 처음이며, 짧은 조정 이후 다시 연중 최고가를 갱신했다.
상승장을 이끈 세력은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총 4383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보인 셈이다. 개인은 3085억 원, 기관은 1404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개장 시간 내내 순매도로 일관하던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장 막판 대거 매수로 돌아서, 219계약을 순매수하는 먹성을 보였다. 금융권은 지난 15일 달러당 10원 넘게 떨어졌던 원화 가치가 전날(18일) 소폭 회복된 데다 최근 이어진 조정장에서 IT주를 중심으로 우량주 가격이 일부나마 조정돼 매력이 높아진 점을 외국인 매수세 회복 이유로 꼽았다.
무엇보다 코스피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시중에 800조 원이 넘게 풀린 유동성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76포인트(1.61%) 올라 연중최고치인 553.77을 기록, 무려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외국인이 모두 순매수를 기록한 근본원인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하지만 지금의 유동성 장세가 앞으로 오래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세적 전망이다. 실물경제 회복이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본격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이날 대우증권은 하반기 증시전망 발표회에서 "3분기 중 코스피가 16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15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에는 시장 대응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스피가 '골디락스 프라이스(Goldilocks Price)' 국면에 진입해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이유다.
골디락스 프라이스란 주식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근본적으로 시장환경이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지 못해 추가 상승은 어려운 수준의 가격을 뜻한다.
삼성증권은 더 강경한 주장을 폈다. 주가 급등기에도 때때로 과감한 경계성 발언을 했던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 이후 증시 버블은 한계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부터는 시세차익을 얻는다손 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대단히 높게 지불해야 한다. 주식 비중을 점차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도산 기업이 나타나 현금 부족 신호를 줄 수 있고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 부실에 대비해 미리 증자에 나설 수 있다. 각국 정부도 그 동안 너무 많이 풀린 돈을 걱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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