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 교직원들은 지난 5일 열린 '개교 104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던 학생을 막고 폭력을 행사했다. 총학생회 측은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학생회관을 나서는데 교직원 20여 명이 학생회관 1층과 2층 엘리베이터 앞, 계단 앞 등 학생회관의 모든 출입로를 막았다"며 "또한 이들은 기자회견 장소로 가던 부총학생회장의 멱살을 잡고 총학생회장을 길바닥에 넘어뜨리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국 예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어렵게 약식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행사가 진행되는 고려대 중앙광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학교 측과 마찰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학교 측의 폭력 행위에 대한 항의로 침묵시위를 진행하려 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 측은 항의를 위해 식이 진행되는 중앙광장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의 피켓을 부수고 침묵 시위마저 막았다"고 주장했다.
▲ 고려대 총학생회는 12일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벌어진 폭력 사태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천신일 교우회장 비리의혹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학교 측이 폭력을 행사하며 막아섰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
"지금의 고대는 MB 정신만이 남았다"
지난 5일 고려대 학생들은 천신일 고려대 교우회장의 2007년 대선 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특별 당비 30억 원 대납 의혹과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금품수수 비리 연루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날 개교 기념식에는 천신일 교우회장이 참석했다.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 비리 인사를 비호하기 위해 학교는 마치 현 정권과도 너무나 똑같은 모습으로 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막아 나섰다"고 비난했다. 그는 "학교가 이젠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었다"며 "자유와 진리의 전당이라는 대학교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일명 '고대녀'로 알려진 김지윤 씨는 "고려대는 지금 천신일을 옹호하는 데 정신이 없어 이에 대한 의혹 규명을 주장하는 학생들에게 무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는 이명박 정부와 정말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MB 정신은 돈과 권력만을 쫓는 것이라면 이에 항거하는 것이 고대 정신"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고대는 MB 정신만이 남아있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한편, 고려대 학생처 관계자는 "당시 개교기념일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기자회견 장소를 옮겨달라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을 뿐 폭력 행사는 없었다"고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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