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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강력한 투쟁" 도대체 언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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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강력한 투쟁" 도대체 언제 시작?

현장 원성은 높아지지만…"일단 대화하겠다"

한나라당과 정책 협약을 체결한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이 27일 또 한 번 "강력한 투쟁"을 경고했다. 지난달 19일 대졸초임 삭감 언급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이번에도 공기업이 문제였다.

임금 삭감, 단협 평가 등 정부가 벌이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 2차 과제'를 놓고 한국노총은 이날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며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를 피력했다.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대규모 야외 집회 등 대정부 투쟁"은 선언했다. 그러나 방법은 여전히 "일단 대화"다.

"독재정권에서도 이러진 않았다" 현장 원성은 점점 높아지는데…

한국노총이 이날 "노동 3권과 노사자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이런 행태는 선진화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고 역대 독재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핏대를 세운 것은 최근 공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이다.

▲ 한나라당과 정책 협약을 체결한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이 27일 또 한 번 "강력한 투쟁"을 경고했다. 지난달 19일 대졸초임 삭감 언급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이번에도 공기업이 문제였다. ⓒ프레시안

정부 출범 직후부터 '공기업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민영화 '폭탄'을 맞은 공기업의 수난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민영화에서 간신히 빠져나가면 인력 감축 대상에 포함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노총이 나서 '노사민정 대타협'을 선언한 직후 대졸 초임 삭감 얘기가 정부에서 나왔다.

지난 18일에는 '공기업 선진화 2차 과제'라는 명목으로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 임금 피크제 도입 등이 쏟아져 나왔고, 노동부가 산하기관을 상대로 실시한 단협 평가를 전체 공기업에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알려졌다.(☞관련 기사 : 노동부, 무차별 '노사 평화 깨기' 대작전)

공기업노조로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것이다.

당연히 현장의 원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진작 이명박 정부와의 전면 투쟁을 선언한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은 그렇다치고, 한국노총 사업장도 "정책연대 하면 뭐하냐"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이날 한국노총 공공부문 대표자들이 "이 나라가 과연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의 일련의 작업은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노동운동 전체를 무력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친재벌 정권의 시나리오"라고 비판하고 나선 배경이다.

'투쟁 계획 없는 강력한 투쟁' 예고 뿐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공기업 압박을 넘어 공기업노조를 모두 없애려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공기업노조를 부도덕한 것으로 매도하는 시각을 바꿀 때까지 투쟁 전선으로 돌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력한 투쟁'은 한 달 전에도 나왔던 얘기였다. 지난달 19일 한국노총은 정부의 대졸초임 삭감 움직임에 대해 "비열한 작태"라며 "현장 조합원의 분노가 한계 수위를 넘고 있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은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한 달여가 흘렀지만, 투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장 위원장은 "우선 노동부와 기획재정부를 항의방문하고 한나라당과의 고위정책 협의회를 통해 정부 정책의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전히 대화가 1순위라는 것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공기업노조들의 강한 불만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것. 정책연대의 향방을 묻는 질문에도 장 위원장은 "공공부문이 중요하지만 (정책연대의 내용에는) 민간도 있고 비정규직법, 복수노조 허용,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한국노총의 '강력한 투쟁' 1장, 언제 막 오르나?

장 위원장은 오는 30일 노동절을 앞두고 열리는 '근로자의 날 포상자 청와대 오찬'에 불참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장 위원장은 "30일 전에 정부의 조치가 있으면 참석하겠지만 변화가 없다면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선진화와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정부 정책이 불과 며칠 만에 뒤바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임금과 인력 뿐 아니라 오랜 '투쟁의 산물'인 단체협약을 방어하기도 벅찬 현장의 '곡소리'만 더 높아질 확률이 100%다.

한국노총의 "강력한 투쟁"의 1장이 과연 언제 시작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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