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18일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무더기 결항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파업 돌입 첫 날인 17일에는 사측이 비노조원과 파업불참 조합원을 집중 투입해 항공대란 사태는 막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17일 오후에 이어 18일 오전에도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막판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노조뿐 아니라 사측도 여론의 따가운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이날 교섭의 향배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17일 전면파업 돌입**
이에 앞서 78개 사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17일 정오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월부터 들어간 노-사 단체협상이 결국 실력대결 양상으로 접어든 셈이다.
노-사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핵심 쟁점은 △임무 수행을 위한 이동시간의 연간 총 비행시간(1000시간) 포함 △장기근속자 퇴직금 누진제 실시 △조종사의 승격·징계 등을 논의하는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 의결권 부여 △정년을 만 58세로 연장하고 그 뒤 2년간 촉탁으로 만 60세까지 보장 등 13가지로 알려졌다.
노조는 핵심쟁점 사안에 대해 일괄 타결이 안 될 경우 파업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사측 또한 노조 요구의 상당수가 회사의 인사·경영권을 침해하고 근로조건 개선 요구도 국민 정서와 배치돼 수용이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면 항공 대란 불가피**
한편 노조가 지난 6일처럼 하루 총파업이 아닌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고 있어 교섭 타결이 늦어질수록 항공기 이용 승객들의 불편은 가중될 전망이다.
일단 파업 첫날인 17일에는 일부 노선 결항과 지연사태가 빚어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출발 예정이던 김포발 광주행 OZ8705편과 인천발 런던행 OZ593편 화물기 등 항공기 3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사측은 비노조원 310명과 파업 불참 노조원 150여명 등을 투입해 이들 3개의 항공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들은 정상 운항됐다. 하지만 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항공 취소 및 비행 지연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측은 "18일 국제선은 정상 운항되지만 국내선은 168편 중 81편이, 화물기는 7편 중 4편이 결항된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대체 교통수단이 있는 국내선부터 줄이고 화물기, 장거리·비수익노선 순으로 운항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일 제주행 노선과 인천발 부산행 노선을 제외한 국내선 전 노선은 취소됐다.
***파업 장기화 되나?**
한편 항공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노-사 모두 교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노-사는 17일 오후 교섭에 이어 18일 오전에도 아시아나 본사에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교섭에서는 핵심 쟁점인 13개 사안에 대해 집중 논의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노-사는 표면적으로는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비난 여론이 부담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막판 타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러나 파업 장기화는 고객의 피해를 의미하기 때문에 노-사 모두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열린우리당, 항공사 조종사 노조 파업 비난**
한편 정치권도 이번 항공사 조종사 노조 파업 사태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제4정조위원장은 1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는 지금이라도 파업 결의를 중단하고 사측과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조종사도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하지만 평균 근로조건과 국민정서를 볼 때 이번 파업은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귀족노조론'을 다시 제기했다.
그는 또한 "조종사라는 직무상 특수 지위를 요구 관철 수단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항공기 여승무원조차 조합원이 아닌 것을 보면 조종사 노조의 구성은 집단 이기주의를 조직 형태에서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셈"이라며 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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