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를 기념하는 거리와 다리가 오는 10월 복원공사가 끝나는 청계천에 조성될 전망이다. 전태일기념사업회가 제출한 '전태일 거리·다리 조성안'을 서울시가 최근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태일기념사업회는 15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1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조성안을 공개했다.
기념사업회의 조성안에 따르면, 청계 6~7가의 마전교~나래1교~버들다리~오간수교 구간의 안전통로와 버들다리 양편 인도에 민주화 운동 인사들과 일반 시민 약 6000여명이 전태일 혹은 자신의 염원과 희망을 각각 친필로 적은 벽돌 크기의 황동판들이 바닥에 설치된다.
바닥 중간중간에는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수메르어(쐐기문자), 페니키아어, 헤브라이어, 그리스-로마어, 영어 등 고대와 현재의 문자로 적은 동판이 들어간다.
이 거리 가운데 버들다리는 '전태일 다리'로 명명된다.
이밖에도 전태일 열사가 남긴 '나는 돌아가야 한다.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란 글귀로 만들어 진 '말의 꽃'을 든 소녀를 형상화 한 높이 180cm 크기의 인물 브론즈도 '전태일 다리' 입구에 세워진다.
전태일기념사업회는 '전태일 거리 및 다리' 조성으로 기대되는 효과와 관련해 △청소년들이 개인의 이기심에 앞서 양심과 사회정의 의식을 갖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고 △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의 정신도 고취시킬 수 있으며 △노동을 천시하고 기피하는 세태를 반성하고 노동의 신성함과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태일 다리·거리' 조성 사업에 소요되는 예상 예산은 총 5억2000만원으로 일반 시민의 모금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전태일 거리' 조성 계획을 격려했다.
특히 이수호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담은 규약을 갖고 있지만 그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전태일 열사의 뜻이 '전태일 다리·거리' 조형물에 갇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과 함께 서울 평화시장에서 분신한 노동운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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