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교사, 레미콘 노동자 등 대표적 특수고용직 노동자 20여명이 5일 정오 무렵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기습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김대환 노동부장관 면담, 특수고용직노동자 노동3권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노동자 20여명, 서울지방노동청 기습점거**
이날 오전 구권서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이하 전비연) 의장 등 비정규노동자들은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에 모여 서울지방 노동청 점거 계획을 세웠다.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 신분의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정오께 서울지방노동청 8층 민원대기실에서 대기하다가 기습적으로 노동청 사무실 점거에 들어갔다. 당초 노동청장실 점거가 목표였으나 노동청 공익근무요원들의 제지로 목표를 바꾼 것.
이들은 사무실 한편에 '비정규 대책 마련하라',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고, '비정규철폐가' 등 운동가요를 부르며 본격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 비정규 권리입법 쟁취 등이다.
지난 3일부터 조주현 서울지방노동청장이 유럽 순방 중인 가운데, 노동청은 감정적 충돌을 최대한 자세하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오후12시20분경 관할경찰서인 성동서의 형사들과 의경들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점거 농성자들을 강제로 연행하지는 않았다.
성동서의 한 관계자는 "노동청과 점거농성자 사이에 충돌이 없도록 안전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동청 고위 관계자와 농성자간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 목소리 듣겠다던 노동부 장관 어디갔나"**
한편 점거농성자들은 돌아가면서 비정규노동자의 삶과 정부의 비정규 정책을 격한 어조로 규탄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부문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노동부는 불법파견 판정을 내리고도 사측에 어떤 제지도 하지 않았다"며 "법과 원칙을 매번 강조하면서도 정작 힘 있고 돈 있는 사용자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는게 바로 우리 정부"라고 주장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건설일용직은 평생 정규직은 꿈도 꾸지 못한다"며 "쥐꼬리만한 일당을 받고 하루하루 해고의 위협을 느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정부 당국자는 과연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레미콘 기사는 "레미콘 한 대 가지고 있다고 정부는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노동권도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청소부도 빗자루를 가지고, 간호사도 주사기 갖고 있으니, 이들도 모두 자영업자라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라고 호소했다.
구권서 전비연 의장은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의견을 듣겠다고 해서 청와대·열린우리당·노동부에 수차례 면담을 요구했지만 모두 외면 받았다"며 "이번 만큼은 김대환 노동부 장관을 만나기 전까지는 노동청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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