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구속영장 청구 사유로 집시법 위반 및 공무 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여야 따질 것도 없이 정치판 기자 회견에서도 공공연히 구호가 나오는 판에 유독 비정규직에 대해서만 불법 운운하는 것은 탄압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 화려한 모토쇼의 이면에는 "일자리를 지켜달라"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가 있다. 절박한 이들의 '선지 퍼포먼스'에 경찰은 무차별 연행과 4명의 구속 영장 청구로 답했다. ⓒ연합뉴스(왼쪽)·참세상 정문교 기자(오른쪽). |
"모닝에 뿌린 선지, 비정규직의 피와 눈물"
'금속노조 비정규직 투쟁 본부'는 서울 모터쇼 개막일인 지난 3일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려한 모터쇼의 그늘에 강제 휴업, 임금 삭감, 무급 휴직, 대량 해고로 죽어가는 비정규직의 피 끓는 절규가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심각한 고용 불안을 호소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금까지 374명을 해고했고 법정 관리 중인 쌍용차도 최근 비정규직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8일부터 20일까지 휴업에 들어가는 GM대우도 "휴업 이후 정규직을 전환 배치해 1000여 명의 비정규직이 해고 위험에 놓여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화려한 모터쇼 내막에 숨겨진 이들의 눈물을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미리 준비한 기아차 '모닝'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선지는 비정규직의 피와 눈물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3일 기자회견 후 미리 준비한 기아차 '모닝'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비정규직들. 이들은 "선지는 비정규직의 피와 눈물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세상 정문교 기자 |
퍼포먼스 직후 경찰은 참석자 39명을 전원 연행했다. "집시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35명은 풀려났으나 김형우 투쟁본부장, 이대우 GM대우비정규직지회장, 권수정 현대아산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이지은 <노동자뉴스제작단> 기자에 대해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부장은 "집시법 위반이라지만 집회 신고가 필요 없는 명백한 기자회견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은 "특히 이대우 지회장은 5월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가 예정된 상태"라며 "100만 원도 안 되는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한 것이 구속될 사유냐"고 비난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