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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의 여신 줄리엣 비노슈, 한국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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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의 여신 줄리엣 비노슈, 한국에 오다

<여름의 조각들> 무대인사에 나선 줄리엣 비노슈, 무용 공연도

최근 현대무용가로 변신해 'in-i'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줄리엣 비노슈가 18일 낮 하이퍼텍나다에서 곧 개봉 예정인 자신의 출연작 <여름의 조각들>의 언론시사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세 가지 색 : 블루>와 <프라하의 봄>, <퐁네프의 연인>, <나쁜 피> 등에 출연하며 특히 레오스 까락스 감독의 뮤즈로 사랑받았던 줄리엣 비노슈는 <잉글리쉬 페이션트>, <데미지>와 같은 영어권 영화에도 출연하며 명실공히 '프랑스 영화의 여신'으로 90년대 시네필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헐리웃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면서도 허우 샤오시엔, 아모스 기타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전세계의 거장들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무용에도 도전해 영국 출신의 혁신적 안무가인 아크람 칸과 함께 무용극 'in-i'를 무대에 올린 뒤 전세계에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이번 방한도 무용 일정과 겸해 <여름의 조각들> 개봉과 시네프랑스의 '줄리엣 비노시 특별전'이 함께 열리면서 성사된 것.

▲ <여름의 조각들>의 한 장면.

<여름의 조각들>은 오르세 미술관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영화로, <이마 베프>, <클린> 등을 만들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2008년작이다. 저예산으로 짧은 기간 내에 촬영된 이 영화는 고미술품과 가구 등을 수집해오며 낡은 집을 지켰던 어머니와, 유산은 물론 심지어 자신의 조국에도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나가는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미술품들이 영화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한편,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세 남매가 어머니를 추억하며 유산의 처분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과정을 차분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그린 영화다. 줄리엣 비노슈는 뉴욕에 거주하며 찻잔 등을 디자인하는 자기주장 강한 둘째 딸 아드리엔 역할을 맡았다.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 오른 줄리엣 비노슈는 아름다운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기자들에게 소탈하게 농담을 건네는 한편, 질문들에 매우 진지하게 듣고 답하는 성실한 면모를 보여줬다. 줄리엣 비노슈는 <여름의 조각들>에 대해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내가 출연했던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랑데뷰>의 시나리오 작가였기 때문에 그 인연으로 알게 됐다. 저예산에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영화로, 즉흥적인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촬영 내내 가족같은 친근한 분위기에서 촬영됐다"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상속 유산이 프랑스 문화사적 가치가 있을 경우 50%를 국가에 기증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면서, 자신도 실제로 그런 경우를 경험해 봤다고 말했다. 아버지 쪽 친척이 자손 없이 죽어 유산이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됐다는 것. 그러나 프랑스 일반 가정에서 이런 경우가 생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줄리엣 비노슈ⓒ프레시안
또한 줄리엣 비노슈는 과거 프랑스의 '누벨바그' 영화들이 전세계에 물결을 일으킨 바 있고, 지금은 아시아 영화들이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예술에는 '여권'이 없이 자유로워야 한다, 국적을 막론하고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8, 90년대의 자신의 출연작들에 대해서는 "황금기를 넘어서 다이아몬드기라 불러야 할 정도로 좋은 감독들을 연이어 만나 많이 작업했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가 성공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어렵고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황금기라지만 꼭 황금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진정한 만남의 순간도 있었고 내면적 창조의 순간도 있었지만, 어려운 기억도 많다. 내 인생의 이 시기와 저 시기를 굳이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도 역시 열정이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넘어 무용과 회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노슈는 "자신을 재창조하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어려움과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겸손해질 수 있다.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 진정으로 가슴으로 우러나온 것이 될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의 것과 외부의 것을 어떻게 하면 연결시킬 수 있을지가 언제나 나의 관심사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는 제일 먼저 한국 전통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불고기를 먹었고, <밀양>을 보려고 했지만 자막이 부실한 까닭에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일정이 끝난 뒤 10여 편의 한국영화들을 DVD로 볼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한국의 감독들에 대해 너무나 많은 얘기를 듣고 칸영화제에서도 인사를 나누어 알고 있지만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한다면서, 다음에 부산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다시 올 때에는 감독들의 이름을 꼭 외워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 기자회견 중 미소를 짓고 있는 줄리엣 비노슈ⓒ프레시안

줄리엣 비노슈는 지난 16일 한국에 입국해 18일 시작되는 시네프랑스 줄리엣 비노슈 특별전 오프닝에 참석하고,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in-i 공연을 마친 뒤 23일 출국할 예정이다. <여름의 조각들>은 3월 26일 개봉하며, 4월 9일에는 그녀가 주연을 맡은 또 다른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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