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노련과 한국노총 전·현직 간부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은 25일 새벽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이남순(53) 한국노총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한국노총 여의도 중앙근로자복지센터 건립 과정에서 지난 2003년 말 시공업체로 선정된 벽산건설의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얻게 해준 대가로 이들로부터 2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2억원은 벽산건설로부터 노조 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았다는 28억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24일 긴급체포된 이 전위원장은 이같은 혐의사실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위원장이 받은 2억여원이 다른 전·현직 간부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위원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함에 따라 이 전 위원장의 구속여부는 25일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복지센터 시공사인 벽산건설과 하청업체로부터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모두 2억4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권원표(58) 한국노총 전 상임부위원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벽산건설의 40여개 하도급업체 중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이남순·권원표 씨 등 전직 한국노총 지도부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남순 전 위원장은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융노련 위원장,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거쳐 지난 2000년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2002년에 재선된 한국노총의 간판급 인사다. 또 이 전위원장은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녹색사민당을 창당,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에 나섰다 참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이처럼 전임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두 수뢰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한국노총은 출범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돼, 향후 한국노총의 자정 노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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