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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사랑' 김수환 추기경의 뜻 기린다면…"

시민단체 "사형 집행, 또 다른 이름의 살인"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6일 선종했다. 생전 김 추기경은 사형제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고인의 뜻을 이어 최근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형 집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등 12개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성명서를 내 "사형 집행은 법의 이름으로 또 다른 살인을 하게 되는 것과 다름없다"며 "죽임의 악순환과 연속되는 폭력일 수밖에 없는 사형 집행은 절대 불가한 일"이라고 밝혔다.

"사형 존치론,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소멸"

최근 연쇄 살인이 사회적 논란을 낳으면서 사형 집행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재빠르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과 당정 협의를 갖고 사형 집행 방안을 공론화했다. 이어서 지난 13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흉악범 등 사형 확정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단체는 "사형은 반문명적 형벌이고 반헌법적인 제도"라고 강조한 뒤 "강력 범죄의 억제 효과가 거의 없는 무익한 형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988년, UN은 '사형 제도의 존치 여부가 살인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으며 이는 사형을 폐지한 130여개 국가들에서 이미 검증된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사형 존치론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소멸된 이론"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한국은 2007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국제사회가 분류하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됐다"며 "또 18대 국회에는 법률상 남아있는 사형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제15대, 16대, 17대에 이어 사형폐지특별법안이 발의돼 심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사형을 집행해 우리나라를 사형 집행 국가, 인권 후진 국가로 되돌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생전 사형제 폐지를 위한 시국 선언, 여야 국회의원 면담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형은 용서가 없는 것이다. 용서는 바로 사랑"이라고 밝히며 사형제 폐지를 적극 옹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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