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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커플 아닌 경찰로 시내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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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커플 아닌 경찰로 시내 북새통

[현장] 용산 참사 4차 추모제 게릴라 시위 진행

밸런타이데이였던 14일, 서울 시내는 '커플'이 아닌 경찰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 1만 명(경찰 추산 2000명)이 모인 가운데 용산 참사 추모 대회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당초 용산역에서 추모 대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원천 봉쇄하면서, 장소는 서울역으로 변경됐다.

▲ 14일 추모 대회에 참석한 시민이 '살인 정권 이명박 OUT'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프레시안

경찰의 불허…시민들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

오후 6시경 추모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서울역에서 광화문 쪽으로 가두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봉쇄로 무산됐다. 경찰은 서울역 광장을 경찰 버스로 완전 봉쇄했다. 경찰의 봉쇄에 맞서, 약 1000명이 넘는 시민은 서울역에서 지하철, 도보 등을 이용해 서대문부터 신촌까지 편도 3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 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이후에도 오후 10시 30분께까지 경찰의 저지에 맞서 명동 등에서 산발적인 게릴라 시위를 진행하다 오후 11시께 해산했다. 결국 경찰과 시민의 충돌로 14일 서울 시내 곳곳은 북새통이 되었다.

▲ 서울역 난간에 붙여있던 팜플렛. "김석기, 원세훈 구속 수사." ⓒ프레시안

"아빠의 마지막 말이 또렷한데 이렇게 이별이라니…"

가두 행진에 앞서 진행된 추모 대회에서는 고 윤용현 씨의 아들 윤현구 군이 참석해 며칠 전 있었던 졸업식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담담한 어조로 읽었다.

"얼마 전 졸업식이었어요. 눈물이 났어요. 친구이 같이 놀자고 했지만, 그냥 아버지가 계신 영안실로 오고 말았어요. 저녁에 졸업 파티를 했지만 내내 엄마는 울었어요. 결국 맛있는 것도 먹지 못했죠. 집에 있는 모든 물건 하나하나가 아빠와의 추억을 가지고 있어요. 정말 가슴이 터질거 같아요. 아빠의 마지막 말이 지금도 또렷한데 이렇게 이별이라니 믿어지지 않아요. 누군가 긴 이별이라고 말해주면 좋겠지만…."

하지만 윤현구 군은 자신보다 남겨진 동생과 어머니를 더 걱정했다.

"난 괜찮아요. 하지만 엄마는? 동생은? 전국철거민연합 아저씨들은 동생이 아빠와 너무 닮았다고 동생을 볼 때마다 슬픈 표정을 지어요. 아빠가 보고 싶어요. 이 마음뿐이예요. 투박한 손으로 끓여주신 라면은 정말 맛있었는데…. 아빠가 있는 그곳은 괜찮나요? 요즘은 잠을 많이 자요. 이게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인가봐요. 잠을 깨고 나면 이 모든게 되돌려 졌으면 하는 꿈 말이예요"

감정이 격해져서였을까?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말끝은 이내 짧아졌다.

"아빠! 나 너무 보고 싶어. 아빠를 다시 한번 만난다면 있는 힘껏 껴안고 절대 놔주지 않을거야. 그리고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말할거야"

윤현구 군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가슴이 먹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2009년 2월 14일 서울은 지옥이다"며 그 이유를 "억울한 심정을 말하기 위해 망루에 오른 이들은 죽어서 내려왔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6명이 죽었지만 정권은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되려 철거민에게 죄를 씌우고 그들의 아이들을 폭도의 자식들로 낙인찍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묵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 ⓒ프레시안
▲ 신촌까지 행진을 하던 시민들은 이대역 사거리 앞에서 경찰특공대에 의해 가로막혔다. ⓒ프레시안
▲ 용산 참사에 투입된 경찰특공대가 이날 집회에도 등장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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