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모처럼 장외에 나선 민주당의 이날 대회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응이 열렬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지난해 촛불 집회에서 나타났던 야유와 냉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 1일 집회에 나선 야당 대표자들. ⓒ프레시안 |
정세균 "뉴타운 문제 부족했던 점 반성한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유가족 대표가 "야당이 여당일 때 무엇을 했느냐"고 힐난하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무엇을 했느냐 할 때 가슴이 뜨끔했다"면서 "시민 여러분이 철거 문제, 뉴타운 문제에 대해 저희 민주당도 부족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는 이어 "앞으로 재개발과 뉴타운 문제에 대해 법과 제도를 고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취임 이후 서울 도심 장외 집회 연단에 서는 것이 처음인 정 대표는 평소의 차분한 이미지와는 달리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강한 어조로 규탄사를 이어갔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경제 살리기 법이라고 하는데 MB 악법과 경제 살리기 법을 구분 못 한다"면서 "만약 12월 국회에서처럼 이 정권이 힘으로 MB 악법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야 4당과 시민들이 함께 뭉쳐서 확실히 MB 악법을 막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정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김진표, 송영길, 안희정 최고위원, 이미경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천정배, 박지원, 추미애, 김부겸, 김재균, 이성남, 이춘석, 김희철, 서갑원, 조정식, 유선호, 김유정, 강기정, 전병헌, 김영진, 최문순, 신낙균, 박선숙, 최규성, 최규식, 최재성, 이석현, 김상희 의원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출동했다.
▲ 도심 집회에 오랫만에 등장한 민주당 깃발. ⓒ프레시안 |
원혜영 "국민들의 MB악법 저지 열망이 우리 뒷받침"
또 연말 국회 '입법 전쟁'을 치른 자신감도 엿보였다. '2월 국회 투쟁 계획 보고'를 위해 연단에 오른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입법 청부 전쟁을 저지한 것을 보고 드리고 2일부터 시작되는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뜻을 받들어 MB 악법을 반드시 저지할 것을 다짐하기 위해 나왔다"고 연설을 시작한 원 원내대표는 "우리 야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의 반 밖에 안 된다"면서 "국회 경위보다 나이도 더 먹고 힘도 없는 야당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MB 악법은 안 된다는 국민들의 간절하고 뜨거운 희망이 우리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2월 국회는 입법 전쟁터가 아니라 용산 살인 진압 참상을 진상 규명하고 처벌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토론의 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MB 악법을 저지하고 국민경제,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국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집회는 흥행 면에서는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1만여 명 이상 모일 것이라는 주최 측의 장담과 달리 5000여 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정세균 대표 등이 연단에 오를 때도 박수나 환호 소리가 기대에 미치지는 않는 등 서먹함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양세였다. 따라서 이번 2월 임시국회가 민주당이 진보적 시민사회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지 최종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통한 죽음 절대 잊지 말아야"
다른 야당들도 2월 국회를 앞두고 결기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제 국민들이 나설 때다. 국민들의 양심이 살아 있는 한 이명박 정권이 나라를 이렇게 끌고 가는 것을 용서하지 말자"고 호소했고, 이날 참석하지 않은 문국현 대표 대신 연단에 선 유원일 의원은 "하늘이 벌을 내리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회개하라"고 꾸짖었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TV에 나온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용산 참사에 대한 사과는 차치하고 고인들을 향해 조의를 표하는 한 마디를 듣지 못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난했다.
심 대표는 "이 비통한 죽음을 절대 잊지 말자"며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그 세력을 결코 용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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