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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올해의 사자성어 '호질기의(護疾忌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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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올해의 사자성어 '호질기의(護疾忌醫)

<교수신문> 발표…"문제 있는데도 충고를 듣지 않는다"

2008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됐다. 호질기의는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꺼려 듣지 않는다'는 뜻이다.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채 오로지 '내 갈 길만 간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년을 상징하는 말로는 제격이다.

<교수신문>은 22일 "언론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등 1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30%가 호질기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발표했다. '토붕와해(土崩瓦解·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에 빠짐)', '욕속부달(欲速不達·일을 빨리 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 '일엽장목(一葉障目·누구나 아는 일을 숨길 수 있다고 망상한다)' 등이 뒤를 이었다.

호질기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내게 문제가 있다면 사람에게 널리 알리고 의견을 구하는 게 상식이지만 정작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며 "참 힘든 한해를 보내는 동안 정치인은 다양하게 제기되는 문제점에도 국민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김풍기 교수는 이어서 "소통 부족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들과 전문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호질기의의 교훈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병을 숨기려다 자신을 망치는 법"이라고 뼈 있는 경고를 던졌다.

김종철 연세대 교수(법학)도 <교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촛불 집회, 금융 위기 등에 정치, 경제, 사회 지도층이 상황에 걸 맞는 현실 진단과 내놓는 전망이 바람직하지 못했다"며 "사익을 우선하거나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본질을 간파하지 못하고 미봉과 임기응변으로 대응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이명박 정부 등의 실정(失政)을 꼬집었다.

<교수신문>은 매년 연말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첫 해의 사자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이 종잡지 못함)'이었다. 당동벌이(黨同伐異·2004년), 상화하택(上火下澤·2005년), 밀운불우(密雲不雨·2006년), 자기기인(自欺欺人·2007년)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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