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재개된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각 노사정 대표들은 안정적인 대표자회의 개최를 합의하고, 노사정위원회 개편 및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의 처리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노동계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법 처리 문제와 관련 국회와 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노사정대표자, 사회적 대화기구 안정적 운영 합의**
5일 오후 4시 용산구 한국노총 위원장 사무실에서 열린 노사정 대표자회의에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이수영 경제인총연합회 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대환 노동부 장관, 김금수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등 6개 단체 단체장이 모두 참여했다.
2시간여 회의가 끝난 뒤 이날 회의를 주관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원배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이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합의 사항은 크게 세 가지로 ▲노사정대표자 회의 안정적 정착 ▲노사정위 개편방안과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로드맵)의 처리 방안을 우선적 논의 주제로 설정 ▲현안 비정규직 관련 법 처리 절차는 노사정 대표가 주체가 되어 국회와 조율한다 등이다.
***국회 중심 대화, 일부 수용**
합의 결과 발표에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이경재 국회 환경노동상임위원회 위원장의 제안' 수용 여부에 대해 "노사정 대표자들이 '주체'가 되어 국회와 조율하자는 말"이라며 "내일(6일) 국회와 조율 과정에서 비정규 법 처리 관련 논의 조직이 만들어 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배 노사정위 상임위원은 "내일 국회 조율에서 대화의 구성문제, 논의 방식, 일정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이경재 위원장의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일단 국회와 '대화'를 시작한다는 수준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경재 국회 환경노동상임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은 지난 30일 이목희 환노위 법안소위 위원장과 함께 노사정 각 주체들에게 '국회 중심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정부·국회가 공공연히 제출하고 있는 비정규법안 4월 회기 내 처리를 받아들였나란 질문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4월 처리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김원배 상임위원은 "관련법안이 이미 입법부로 넘어간 상황인 만큼 대표자회의 자리에서 4월 처리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비정규 관련 법 처리 문제와 관계 없이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용득 위원장은 "노사정위 개편 방안, 노사관계 로드맵 처리 문제와 비정규 법 처리 문제가 완전히 떼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며 "그러나 완전히 패키지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원배 상임위원도 "비정규 법 처리 문제에 따라 다른 의제 논의가 다소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두 가지 문제는 별개로 진행되고, 대표자회의는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이날 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날 노사정 대표자회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비정규 법 처리 문제와는 별개로 노사정위 개편방안,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 등 기존 논의 의제 관련 대화는 지난해 7월 중단 된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노총, "비정규 강행처리시 사회적 대화 폐기 방침 변화없다"**
한편 공식 발표 이후 가진 민주노총 기자간담회에서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법안 4월 처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기본 전제 아래 오늘 합의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정부·국회가 비정규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물론 사회적 대화는 중단된다는 기존 방침은 변화없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원배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배석자 없이 대표자회의는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 두 차례 열린 노사정대표자회의 당시 각 단체 실무진들이 회의 기록 등을 위해 동참했던 전례에 비춰 봤을 때, 이날 배석자 없는 대표자회의는 노사정 각 대표자들이 솔직한 대화와 토론을 위한 배려로 읽혔다.
하지만 이날 합의 결과에서 보듯이, 이목이 집중된 비정규 법 처리와 관련해서는 6일 국회에서 열리는 노사정 대표자 및 국회 환노위 관계자간 회동에서 논의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입장 조율된 바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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