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여야 3당 대표회담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정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고심을 했지만 현시점에서 청와대 가는 것은 적절치 않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잘라 말했다.
정 대표는 "첫째, 대통령과 여당 간부가 만나서 일방적으로 예산, 법안 처리 합의하고 (야당에게) 엄포를 놓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둘째, 지난 9월 회담을 통해 합의한 사항들이 있는데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 마디로 일방적인 예산안 합의 요구를 해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들러리를 설 수 없고, 지난 9월 합의도 지키지 않은 마당에 믿을 수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며 '포용의 정치'를 이미지화하려는 이 대통령의 행보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만나 '초당적 협력'을 약속, 거센 역풍에 휘말렸던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는 "무작정 국민 빚만 늘려 토목공사만 하겠다는 예산편성"이라며 "부자감세를 그만 두고 늘린 지출은 일자리, 비정규직,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 안정 민생예산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특히 "그동안 정부여당은 책임감도 없고 소신도 없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정운영을 하는데, 야당이 심사도 하지 않고 통과시키라는 것은 절대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회의에서 원혜영 원내대표도 "구태적인 SOC 건설 경기 부양 중심의 예산안에 우리가 끌려 갈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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