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비리'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로 확대됐다. 정화삼 씨 형제를 구속한 대검 중수부는 정 씨 형제가 노 씨를 통해 로비를 시도한 흔적을 포착하고 노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노 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2005년 4월 세종증권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이 "회사가 농협에 인수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을 정 씨 형제에게 했고, 정 씨 형제는 2006년 1월 인수계약이 체결되자 홍 사장으로부터 29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사장과 정 씨 형제 모두 구속됐다. 검찰은 정 씨 형제가 홍 사장 명의의 통장을 받은 뒤 차명계좌를 통해 '돈 세탁'을 한 정황을 포착, 계좌추적 중이다.
특히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씨 형제가 노건평 씨를 통해 로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사장이 직접 노건평 씨를 만났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해 노건평 씨를 수사 선상에 올렸다.
노 씨는 이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정화삼 씨 형제로부터 정대근 회장을 연결해 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묵살했다"고 해명했다.
정대근 전 회장은 당시 농협중앙회장이었는데, 다른 뇌물 사건으로 이미 수감 생활 중인데,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세종캐피탈 인수 건에서도 홍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홍 사장으로부터 정 씨 형제와 정대근 전 회장에게 건네진 금품의 액수만 80여억 원에 이르러, 검찰은 이 돈이 제3자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말'까지로 목표 시한을 설정한 검찰이 어느 선까지 캐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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