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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 도시〉, 의외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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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 도시〉, 의외의 흥행

[박스오피스] 11월21일~11월23일 전국 박스오피스

언제부턴가 이런 류의 영화는 사람들이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예측이었다. 실제로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매우 뛰어난 작품이지만, 흥행이 되겠느냐는 반응들이었다. 내용이 어둡기 때문이다. 그건 이 영화를 만든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책임이 아니다. 원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이 그랬다. 어쨌든 그래서 다들, 안타깝지만 흥행은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상에 예외없는 법칙이란 없다는 말을 다시 실감하게 됐다.

▲ 눈먼자들의 도시

<눈먼자들의 도시>는 개봉 첫주 약 24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물론 많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아무리 할리우드산 작품이라 하더라도 비상업,작가주의 계열의 영화가 첫주에 이 정도 관객이 든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원작의 힘이 강했으며 영상화 하기 힘들 것으로 정평이 나있던 이런 소설을 영화로 만든 연출의 힘이 강했음을 보여준다. 하나 더.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줄리앤 무어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영화계는 왜 이런 영화처럼 세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일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살짝 질투가 난다.

<눈먼자들의 도시>가 순위 2위에 오르는 동안 1위는 지난 주에 이어 한국영화 <미인도>가 차지했다. 개봉 2주째고, 전국 130만여명 수준이다. 흥행은 비교적 순조롭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작품성 면에서 보면 약간 성이 차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영화가 중간중간 보여주는 노출신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격변기의 인물인 김홍도와 신윤복에 대해 영화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채 러브 스토리로만 빙빙 돌아간 느낌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평단과 저널의 평가. 대중관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흥행수치가 그걸 뒷받침한다.

<미인도>를 비롯해 <서양골동 양과자점 앤티크> <아내가 결혼했다> 등등, 곰곰히 들여다 보면 그리 나쁜 성적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계에 대해 자꾸 위기론이 나온다.대박 흥행이 없어서라고? 그것도 사실 욕심이다. 모두들 열심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곧 다시 원기를 회복할 것이다. 한국영화 파이팅!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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