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청이 일선 고교에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이미 채택한 학교에는 노골적으로 재선정 압력을 넣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한국근현대사 과목이 있는 서울지역 240여 개 고교에 17일까지 교과서 수정 주문 계획을, 다음 달 2일까지 그 결과를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문에는 교과서 재선정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언제 열 것인지, 어떤 교과서로 바꿀 것인지 등의 내용을 담아 제출하라는 지시사항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150여개 고교가 보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산시교육청은 금성교과서를 쓰는 관할 지역 고교 학교장들을 불러 모아 재선정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는 20일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5일 금성교과서 교과서를 쓰고 있는 49개 고교 교장을 따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시교육청 관계자는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국가 정체성 논란이 심각하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가장 문제라는 판단을 하고 있으니 교과협의회 등을 거쳐 교과서가 재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러졌다.
이에 앞서 충남도교육청도 지난 9월 23일 충남교원연수원에서 열린 교장, 교감회의에서 금성출판서 근현대사 교과서를 놓고 재주문을 권장한 바 있다.
한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7개 역사·교육단체는 2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당국의 교과서 부당 채택 압력에 항의하는 뜻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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