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멤버는 문희상(63), 김진표(61), 홍재형(70), 박상천(70) 신낙균(67), 김충조(66), 강봉균(65), 최인기(64), 서종표(63), 김영진(61), 이성남(61), 이시종(61), 김희철(61), 김성순(68), 박지원(66) 의원 등 15명이다.
▲ 17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김성순의원 주최로 국민행복과 민주당발전을 위한 '민주 시니어' 모임을 갖고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남, 김충조, 박지원, 문희상, 박상천, 홍재형, 강봉균, 서종표, 김성순 의원. ⓒ뉴시스 |
박지원 의원도 "의정과 국정 경험이 많이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가 민주당의 활용 대상이 되고 우리도 민주당에 지혜를 줄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당에 대한 섭섭함도 숨기지 않았다. 13~16대 국회의원을 하다 18대에 비례대표로 5선이 된 김충조 의원은 "4년 만에 돌아와 보니 선수나 연배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민주당의 현 위치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재경부 장관 출신인 3선의 강봉균 의원은 "말로는 외환위기 극복하는 경험 있는 정당이라는데 대안을 내야 할 것 아니냐"며 "정부안을 비판하면서 대안이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대안야당론'에 힘을 실었다.
김성순 의원은 "당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우리가 정말 대안정당으로서 노력을 했나 싶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몇 가지 점에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성남 의원도 "우리가 대변하고 있다는 서민 중산층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파악이 덜 된 것 같다"며 "우리 스스로의 생각에 함몰되지 않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지혜나 경륜을 발휘하는 모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인 문희상 국회 부의장은 현 지도부를 두둔하면서 입을 뗐다. 문 부의장은 "현 체재가 대표, 원내대표 모두 온 몸으로 열심히 잘하고 있다"며 "대안이나 견제, 야당성 회복도 중요한데 지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고 그런 점은 굉장히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부의장은 그러나 "우리 당의 진로나 비전은 한 마디로 답답하다"며 쓴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문 의장은 김민석 최고위원의 당사 농성을 언급하며 "김 최고위원을 위해서라도 현명한 방법이 없었을까. (조사에) 응하면서 투쟁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나 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가 또 단결하는 계기는 되지만 뭔가 크게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문 부의장은 "상임고문단 회의라도 자주 하면 거들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내며 "모임이 시작됐으니 우리의 견해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지도부를 초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이 현안이나 당의 진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원로'라는 것 빼고는 성향과 출신, 배경 등이 거의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모임을 주도한 김성순 의원도 "계파와 파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모임이 갖는 영향력 자체를 높이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당 안팎의 반응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제 갓 예순이 넘은 의원들이 자신을 '원로'의 위치로 한정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등,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민주 시니어'가 될 가능성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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