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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했지만…"오바마 효과는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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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했지만…"오바마 효과는 거품"

[오바마 시대] 전문가 "아직 불확실성 남았다"

오바마가 당선되는 날, 주식시장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얼핏 보면 '오바마 효과'를 생각할 수 있을 만하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숱한 불확실성 중 하나가 제거됐다는 이상의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오바마 테마주'로 떠오르는 주식에 대한 '묻지마 투자'도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주가 상승·환율 하락…'오바마 효과'?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15(2.44%) 상승한 1181.50으로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중 1200선을 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활발한 매수기조를 보였다. 무엇보다 최근 증시 급등을 견인한 프로그램에서 이날도 3626억 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36(1.60%) 올라 340.85를 기록했다. 매수주체가 아니라 개별주 등락의 영향을 받는 장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오바마 테마주'가 이날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견인했다.
  
  유아이에너지, 용현BM, 케너텍, 미리넷 등이 모조리 상한가로 치달았다. 이날 코스피에서 709개, 코스닥에서 762개 종목이 상승했다. 오바마가 대체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주식시장에는 대체에너지, 환경, 탄소배출권 사업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급락해 1266원선까지 내려갔다. 등락에도 불구하고 5거래일 째 1200원선 이상으로 오르지 않았다. 주요 채권가격도 모두 하향안정세를 보였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자산시장이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305.45(3.28%) 올라 9600선을 회복했고 니케이지수도 9400선을 돌파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하락한 증시는 대만 가권지수밖에 없다.
  
  오바마 효과는 거품
  
  증시의 상승세가 반갑지만 이는 그간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도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경고가 제기된다. 이른바 오바마 효과에 마냥 환호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임태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반등 구간에 미국 대선이 겹치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굳이 정치변수를 꼽자면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 보다 부시 정권 교체가 확실해졌다는 점이 더 크다는 평가다.
  
  임 연구원은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도 일정부분 있겠지만 전임 정부의 레임덕 효과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냉정하게 본다면 '오바마 효과'라는 것 자체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레임덕에 빠진 부시 정권이 교체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그에 따라 앞으로 경제위기 대처 정책이 탄력성을 받을 것이라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둬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등장으로 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문이 특히 그렇다. 따라서 섣불리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가 매케인에 비해 강력하게 금융시장 규제정책을 펼치고 미국 제조업 경쟁력 회복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한편으로 보면 금융 부문 대신 제조업 부문에 기대감이 커지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미국 제조업체의 경쟁력 향상이 국내 제조업에 미칠 여파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일단은 앞으로 경기부양책이 어떤 방식으로 논의될 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정책이 짜여야 하는데 만약 속도나 규모 면에서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도리어 화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도 "여러가지 상쇄 효과가 있어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FTA 부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반면 대북정책 리스크는 상당 폭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가 채무자 구제에도 적극적인만큼 앞으로 주택경기가 더 이상 가라앉지 않으리란 기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경제 현실은 어둡다
  
  아직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닌 만큼 근거 없는 기대감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평가다. 특히 오바마 테마주가 그렇다.
  
  정 연구위원은 "단순히 오바마의 발언만으로 관련 기업이 혜택을 입으리라는 기대는 매우 위험하다. 지금은 낙폭 과대 분위기에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을 테마로 연결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테마주 편승을 경고했다.
  
  그는 "여전히 기본적 투자방침은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 미국 현실은 여전히 많은 대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도 경기둔화가 진행 중인데다 추가적으로 신용위험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설업을 중심으로 실물경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정 연구위원은 "결국은 실적이다.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테마만 믿고 투자를 결정하지 말고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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