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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정원 엄호'?…"회의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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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나경원 '국정원 엄호'?…"회의도 못하나"

"작년엔 '언론자유 선봉'에 선다더니"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해임된 날인 지난 8월 11일 김회선 국정원 제2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등의 회동에 이어 8월 26일 열린 법무, 행안, 문화, 경찰청 등의 '종교편향 시정대책 회의'에도 국정원 간부가 참석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며 '국정원 정치 개입'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국정원이 다른 부처들과 회의하는 것까지 문제삼냐"고 '당당하게' 맞섰다. 나 의원은 국정원 국내담당 총수인 김회선 2차장 등과 회동에 대해서도 "밥만 먹었다", "만나는거 자체가 문제냐"고 말한 바 있다.

나경원 "국정원이 부처랑 회의도 못하냐"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문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신재민 문체부 차관에게 "종교대책회의에 국정원이 참석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신 차관이 "다음 날 불교도 대회에 누군가 분신을 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었다"며 "지금도 국정원이 당시 회의에 참석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나 의원도 거들었다. 나 의원은 "국정원이 다른 부처들과 회의하는 것까지 문제 삼아 마치 '신공안정국'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날 8월 11일 회의에 대해서도 "아침밥만 같이 먹어도 언론장악이라고 하는 걸 보니 민주당은 이제 옷깃만 스쳐도 언론장악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민주당의 '방송장악' 주장에 대응해야 할 일고의 가치를 못 느끼겠다고 맞섰다.

나 의원은 또한 "만나서 안 될 사람들을 만난 것도 아니고, 더욱이 만났다는 사실 이외에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는데, 언론장악이니 신공안정국이니 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며 억지주장이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갑원 "군사독재 정권 시절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나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부대변인들도 나 의원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서갑원 의원은 나 의원이 국정원에 관한 발언 직후에 발언권을 얻어 "나 의원은 국정원의 국내보안업무에 대해 포괄적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국정원법에 따르면 국내보안업무는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나머지는 어떤 업무도 하지 못하게 돼 있고, 정부기관과 이런 업무 외의 회의를 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 서갑원 의원. ⓒ프레시안

서 의원은 이어 "나 의원은 암울했던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안기부의 인권탄압이나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안기부의 명칭을 국정원으로 바꾸고 국정원법을 만들어 직무를 엄격하게 한정하고 국정원장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까지 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서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국정원의 국내보안업무의 개념을 알면서도 그러는 건지, 정말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김창수 의원도 "국정원 간부가 그 자리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잘못된 것"이라고 민주당의 입장에 동조했다.

민주, 나경원 의원에게 십자포화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부대변인단도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나경원 의원,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불과 1년여 전 언론자유 수호 투사를 자임했던 나경원 의원이 방송장악 대책회의에 버젓이 참석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고, 국민 앞에,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언론인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유 부대변인은 나 의원이 기자실 통폐합 문제로 시끄럽던 지난해 5월 대변인이던 시절 낸 '기자실 통폐합은 언론자유에 대한 간접살인', '언론자유 수호의 선봉에 나설 것', '6월 국회는 언론자유 수호 국회가 될 것', '언론자유말살 3적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등의 논평을 나열하며 나 의원에게 "양심이 있다면 한나라당 6정조위원장, 문방위 간사, 국회의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현 부대변인도 "나 의원은 처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금새 '아침밥만 같이 먹었다'고 말을 바꿨고, '민영 미디어렙, 신문·방송 겸영 등을 얘기했다'고 한 말은 또 무엇인가"라며 "나 의원이 한나라당 대변인을 하던 시절 보던 철면피 대응과 '아니면 말고' 식의 뻔뻔한 대변을 다시 보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김 부대변인은 "나 의원을 보면 피노키오가 생각난다"며 "그러나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해 코가 길어지면 부끄러워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문방위 국감은 민주당의 신재민 차관에 대한 사과요구,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은 한나라당의 역 사과 요구, 상호간의 사과 요구 등이 오가면서 극도의 혼란상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같은 신경전은 언론장악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기싸움으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사과요구를 받은 신 차관은 "명단에 있길래 참석한 줄 알았고, 지금도 국정원 직원이 정부부처 회의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발언으로 심려를 끼쳤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알고보니 경찰관계자가 참석해서 국정원 관계자는 참석 안했더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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