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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선 돌파…"환란 이래 최대 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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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선 돌파…"환란 이래 최대 폭 상승"

코스피는 프로그램매수로 소폭 상승

원-달러 환율이 하루 사이에 60원 가까이 폭등하며 1300원 선마저 넘어섰다. 시장이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진 터라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15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온다.

환시장을 제외하면 전날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사흘 연속 이어진 데 힘입어 오후 들어 상승장으로 반전했고, 국고채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다만 든든한 방어막이 없었던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무너졌다.

환율 하루만에 60원 급등…환시장 '마비'

7일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폭등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59.10원(4.66%) 급등한 1328.10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 개장과 함께 급등세를 이어가자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개장과 함께 폭등세를 연출한 환율은 오전 한때 1350원대까지 치솟아 코스피지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1년 4월 6일 장중 고점 기준으로 1358.5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936.10원)과 비교할 경우, 9개월 7일간 환율상승률은 무려 45.1%에 달한다. 하루 환율 상승폭이 이처럼 높은 것은 지난 1998년 8월 6일(70.00원)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실상 환시장이 공황에 빠진 모습이다. 달러매도자가 자취를 감춰버려 차분한 대응 자체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통령이 직접 "IMF 때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기획재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유동성 개입 의지를 하루가 멀다 하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아비규환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환시장이 마비됨에 따라 그 불똥이 실물경제에도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문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키코(KIKO)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게 확실시되고 있다. 김석태 동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의 시뮬레이션 추정에 따르면 환율이 1200원일 경우 중소기업이 입는 총손실은 약 2조1200억 원에 달한다. 환율 10원 상승 시 약 900억 원 가까운 손실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지금 환율 수준에서 중소기업에 미칠 환손실은 3조5000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는 PR매수로 선방

환시장이 이처럼 요동쳤음에도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면서 상승세로 반전, 전날보다 7.35포인트(0.54%) 오른 1366.10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져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지만 이날 상승장을 만든 주요인은 프로그램 매수세다. 이날 프로그램은 차익거래 2879억 원, 비차익거래 1778억 원 등 총 4656억 원의 매수우위를 보여 코스피를 떠받쳤다. 프로그램 매매는 미리 설정된 가격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기법을 뜻한다. 차익거래는 선물시장과 주식시장의 일시적 가격 불균형 상태를 틈타 선물과 현물간 가격차를 얻기 위한 거래며 비차익거래는 일정 투자주체가 일시에 미리 지정한 15개 이상 매매종목을 거래하는 기법이다.

차익거래가 이처럼 큰 폭의 매수우위를 보인 이유는 전날 선물시장 하락에 비해 현물시장(코스피지수) 하락 폭이 컸음을 의미한다.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가격차를 의미하는 베이시스가 지난 6일 2.92까지 벌어졌다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이날 프로그램 차익매수가 이어져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면서 베이시스는 다시 1.44로 좁혀졌다.

따라서 이날 코스피지수 반등이 투자심리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날 상승은 어디까지나 기계적 거래에 따른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코스피지수가 올랐음에도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 하락한 끝에 400선을 겨우 지켰다는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코스타선물은 코스피200선물과 달리 시장이 활발하지 않다. 프로그램 매수가 장을 떠받칠 수 없다는 얘기다. 코스타선물 시장은 거래가 부족한 만큼 가격 변동폭도 커, 이날 오전 9시 26분 증권선물거래소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채권가격 하락세는 진정 기미를 보였다. 채권정보회사 본드웹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0.16%포인트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5.77%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 금리 역시 5.89%를 기록, 전날에 비해 0.1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0.02%포인트 오르며 5.93%를 기록, 지난 2001년 1월 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세도 좀처럼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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