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면담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 전망은 50을 기록해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신용위험, 즉 대출 등 신용자산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응답이 많을수록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실제 지난 3분기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 추이는 47을 기록해 전분기(35)에 비해 크게 올랐다. 신용위험지수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전망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국내 은행의 전망이 조사결과 나타난 것이다.
대기업과 가계 대출의 신용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2분기에 0이었던 3분기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9, 4분기 전망은 13이었다. 가계대출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22를 기록해 2분기(13)에 비해 대폭 높아졌고 4분기 전망 역시 28로 더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부문에는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부실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물가상승과 내수부진이 가계와 대기업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은행의 대출 관리는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험자산이 높아지는 추세가 진행된다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국제결재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만든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은행의 대출태도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해 가산금리 확대와 연장재취급 조건 강화 등 조치가 취해지고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우대금리 축소 등 대출금리 인상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자본건전성 관리가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지만 중소기업 등의 대출수요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기업 일선의 자금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 전망은 34를 기록해 3분기(22)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가 4분기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 은행 관계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는 대기업 부문의 경우에도 13에서 16으로 소폭 늘어났다. 다만 가계주택 부문의 경우 -13(3분기)에서 -6(4분기 전망)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은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에 따른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로 그 정도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주택가격 하향 안정세와 금리상승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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