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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든 민주연대든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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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든 민주연대든 '구리다'"

민주당 개혁파 정치조직 '민주연대', 순항할까?

민주당 내 개혁블록이 '정치조직'을 띄운다. 김근태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천정배 의원이 좌장인 '민생정치모임(민생모)', 정동영 전 의원계의 '평화와 경제포럼'이 뭉친 '민주연대'(가칭)다.

정당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내외, 당내외를 아우르는 진보개혁 세력의 정치조직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밝혔다. '야당 내 야당'으로 제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실용주의적 성격이 강한 정세균 체제와 노선 투쟁이 불가피해진다.

이들이 "민주당을 야당다운 야당,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 견인하는 과정에서 날선 비판과 따뜻한 격려를 함께 하는 정치조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고한 대목이 그렇다. 이들이 기본 노선으로 채택한 '중도적 진보노선에 입각한 개혁주의'도 민주당 당권파가 제시하는 '제3의 길' 노선과 뉘앙스 차이가 크다.

민주연대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연 '진보개혁정치세력의 나아갈 길'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목희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은 민주당을 대안의 정치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전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방향으로 당을 이끌었고 18대 국회의 구성이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더욱 좁힐 것이라는 우울한 예견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현실화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우경화를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야당성 복원을 1차 목표로 설정하면서도 "다음 목표는 진보개혁 정치세력의 외연과 내포를 확대, 강화하는 데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개혁진영의 구심으로 기능하겠다는 정치적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진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연대(가칭)의 토론회. ⓒ프레시안

민주당의 노쇠한 이미지, 민주연대는?

문제는 민주연대가 민주당의 노쇠한 이미지와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이다.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민주연대의 현재 구성원들만 보면 대중들은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정치라는 것은 비전과 정책, 사람이 중요하지만 21세기에는 스타일과 이미지의 영향이 커졌다"며 "그런데 민주연대든 민주당이든 나이든 이미지를 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구리다'고 말하는데, 대대적인 스타일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고언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민기획 박성민 대표는 "서민들은 중산층이 되길 꿈꾸고 중산층은 부자가 되길 꿈꾸는 법인데 민주당은 서민이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쓰는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는 서민들을 중산층으로 만들 수 있는 플랜을 제시해야 하고, 오히려 사회문화적으로 진보적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득권층 이미지를 탈피해 절박감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도 날카롭다. 성한용 한겨레 기자는 "정치인들은 대중 앞에서 웃는 것이 정상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웃는 것을 보면 '당신들은 집권해서 장관도 하고 여당 의원도 했지만 당신들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지금 뭔가'라는 소리를 술자리에서 듣는다"고 전하며 보다 진지하게 임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걸 의원은 "사실 겉멋이 들었던 여당 시절 배불리 먹고 마셨던 사람들이 아직까지 기름기가 흐르고 슬퍼야 할 때 웃고, 심각하지 않은 채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 같다"며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야당 됐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등 '스마일맨' 정세균 당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인터넷 여론만 두고 본다면 인터넷에는 민주당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다"며 "정부와 시민 사이의 대립 전선이 형성되면서 야당의 존재 가치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즉생으로 달려들어야"

이종걸 의원은 "민주연대가 옛날 얼굴로 모여져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못 준다면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평가만이라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10년의 여유를 갖고 사회정치적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정치적 결사체를 만들었을 때는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진보개혁세력은 기존의 단체는 문을 닫고 사즉생(死卽生)의 심정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날 토론회에는 천정배, 문학진, 최규성, 김상희 의원 등이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진지하게 토론을 지켜봤다.

민주연대는 오는 30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본격 가동된다. 현재까지 민주연대 발기인에 서명한 인사는 원내외 개혁성향의 인사 전·현직 의원을 포함한 50여명으로, 현역 의원은 15명 선이다. 지난 촛불집회 정국을 계기로 결성 논의가 촉발됐으며, 이 과정에서 김근태 전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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