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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도 목숨 위태…'지방 홀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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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도 목숨 위태…'지방 홀대' 고조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 삭감, 지원기관 통폐합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방에서는 '위기'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혁신도시 축소설,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은 물론 방송광고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지역방송들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고 아우성이다.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도 중단될 조짐이 보이자 지역신문들의 반발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 주최로 23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신문 공공성·다양성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한 지역 언론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위기감은 물론, '지방 홀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2004년 제정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2010년까지 한시법)에 따라 설치된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다른 신문 관련 단체들의 통합 논란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일반회계전입금을 전액 삭감했다.

"지역신문 지원 효과 평가는 해봤나"

첫 번째 불만은 지역신문 지원의 순기능은 평가조차 해보지 않고 공공성이 중시되는 언론 환경에 시장 논리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일보 최종식 사회부장(한국기자협회 지방언론활성화특별위원장)은 "지역신문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 때문에 힘들어할 때 지역신문 지원 제도가 생겼고, 지원 이후 지역신문이 무진장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

최 부장에 따르면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다 보니 유명무실했던 사내 노동조합이 자리를 잡았고 독자위원회가 생겼으며,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편집국 개혁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 시민단체들의 모니터링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대외 공공활동을 많이 하게 됐다. 엄두도 못 내던 해외취재 지원을 받으며 '공짜 해외 취재지원'에 목매는 일도 없어졌다.

특히 "신문사 자체의 자정 노력에 의해 기자들이 변화하니 공무원들도 변한다"는 말이 눈에 띈다. 최 부장은 "아직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지만 바뀌어 가는 과정인데 좀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제주대학교 고영철 교수(미디어공공성포럼 공동대표)는 "제주 지역 신문이 달라졌다"고 감탄했다. 고 교수는 "한라일보를 보니 2005년부터 제주도에 들어온 필리핀, 베트남 이주민들을 추적하는 기획기사, 제주도 생태계 파괴 고발 기사 등 100회가 넘는 기획기사들을 내보내고 있고, 세계자연유산 기획기사로 제주도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도록 여론을 환기하는 등 중앙일간지는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지역 신문의 지원에 따른 변화와 지역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높이 샀다.

고 교수는 "물론 지역 갈등 적 이슈를 건드리기 싫어한다"고 불만을 나타냈지만 "2010년까지의 한시법이니 일단 2010년까지는 지원을 제대로 해주고 지원 효과가 있는지 평가 한 다음에 지원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지방홀대' 정서로 연결…"지방을 다 적으로 돌릴건가"

물론 지역신문 지원의 세부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논란거리가 많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독립적 위상을 가진 위원회와 사무국 체계를 갖추지 못해 실효성 있는 지원이 부족하다", "지자체와의 연계가 안 돼 지원이 미흡하다" 등의 불만이 있다. 지역신문이 제대로 개혁됐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여전히 광고와 기사가 구분이 안 되는 기사들에 대한 비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지원제도 자체의 축소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지방정책과 맞물려 지방 불만으로 이어져가고 있는 모양새라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최정암 매일신문 경제부장은 "신문지원기구 통폐합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명박 정부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그만큼 지역의 위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없이 747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수도권 집중 육성을 통해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경제 수치만 좋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부장은 "요즘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에서는 중앙 일간지들이 현금과 상품권, 1년 무료구독권 나눠주고 영업하고 있다"며 "물량공세도, 컨텐츠도, 수준 높은 인력 확보도 어려운 지역신문에 지원이 끊기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대표는 "지역이 발전되려면 지역에 방송사도 있고 신문사도 있어야 건전한 여론을 끌어갈 수 있는데 지역의 인재들을 서울이 전부 흡수하고 있다"며 "(지방언론 환경도) 시장논리와 약육강식, 부익부빈익빈 논리로 가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이 상태라면 지역언론은 모두 고사할 수밖에 없고, 제주도에서 서울지역 교통상황을 들어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역신문 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지역신문, 지방대총장, 지방변호사회 등이 모여 지역발전협의체 연대를 만들었으며, 이제 싸울 것은 싸우고 설득할 것은 적극 설득해나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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