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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최소 1600선 간다"던 전문가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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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최소 1600선 간다"던 전문가들은 어디에?

위기 때도 낙관론만 펴는 전문가들…투자자들만 '쪽박'

미국발 증시 폭락은 예고된 악재였다. 미국 금융시장에 찾아온 위기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했다.

그럼에도 국내 자산운용사 전망은 낙관론 일색이었다. 전문가들은 앵무새처럼 '추석 후 국내 증시는 최소 1600선까지 간다'는 말만 되뇌었다. <로이터> 표현대로라면 '월가발(發) 쓰나미'가 언제 닥칠지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나온 전망이다. 투자자에 대한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5일 경제전문지 <파이낸셜뉴스>가 자산운용사 본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상대로 조사한 추석 이후 증시 전망은 낙관론으로 도배됐다. 대부분이 1600선 이상은 갈 것으로 전망했고 일부 자산운용사 간부는 1800선까지 전망했다. '추석 이후'로 전제하긴 했지만 '추석 직후' 증시 상황은 이들의 뇌리에 없었다.
▲본사 파산 소식이 한국에 알려진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리먼브라더스 한국지사 사무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시스

이들의 전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추석 연휴 직전 반등한 증시가 바닥권. 이미 지수가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어 추가 하락 요인은 찾기 어렵다'는 게 전부다. 일부 '보수적' 전문가가 과매도 가능성을 예견했지만 그 역시 낙폭은 5%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 자산운용사 이사는 "그동안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 문제와 미국 신용위기는 고비를 지나 해소 단계에 있다"라고 언급하는 등 미국발 위기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투자자들의 심리 불안이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해석의 방법론에 전문가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데다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부실화도 갑자기 나타난 악재가 아니라 오랜 기간 시장에 경고음을 울리던 문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낙관론에 근거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장기 전망을 좋게 봤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최소한의 설명도 이들은 하지 않았다. 이 때 투자자들에게 필요했던 '불안 요인 해소' 전망은 16일 증시가 고꾸라지자마자 증권사에서 기다렸다는 듯 나왔다. 이들은 '불안 요인이 해소돼서 장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추석 이전에 나왔어야 할 전망이 현실화되자 기다렸다는 듯 나온 것이다.

고객이 믿고 맡긴 돈을 굴리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의 전문가들은 좀처럼 비관론을 펴지 않는다. 적어도 이번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그들에게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기는 '점차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적기'로 가는 길이며 악재가 폭발해버린다면 '불안 요인이 해소돼 시장에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작은 경고음을 듣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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