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5분기 연속 증가하며 660조 원마저 넘어섰다. 물가인상과 함께 대표적으로 중산층 이하 가계를 짓눌러온 가장 큰 위협요인이 더 강화된 셈이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은 2/4분기 가계신용잔액이 전분기에 비해 19조 8000억 원(3.1%) 증가해 660조 3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외상구매)의 합계로 집계된다. 이 중 가계대출은 622조 8948억 원, 판매신용은 37조 4112억 원이다. 이로써 가계부채는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매 분기마다 증가해 사상 최다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세부항목을 뜯어보면 가계대출이 전분기보다 무려 17조 9000억 원이나 증가해 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파악됐다. 예금은행 대출이 9조 2557억 원 증가했고 특히 신용협동기구 대출이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5조 원이 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금잔액에서 예금은행의 비중은 60.8%에서 60.5%로 소폭 하락했으나 신용협동기구의 비중이 0.4%포인트 늘어난 17.5%에 달했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주택구매와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관련 시장에 집중됐다.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의 용도별, 만기별 동향을 보면 주택용도대출의 구성비가 7.1%포인트나 증가해 47.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소비 및 기타 용도는 52.9%로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잔금과 중도금 대출 증가가 주택용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다. 2/4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4분기에 비해 5조 1800억 원 늘어난 229조 47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담보를 제외한 주택관련 대출을 합산한 주택대출은 2/4분기 248조 7480억 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3조9280억 원 늘어나 주택담보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오히려 약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관계자는 "과거 집단대출의 영향이 커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 등이 한꺼번에 2분기에 몰리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신용은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1조 9200억 원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신용카드사의 경우 무이자할부와 주유할인 등 다양한 가격지원 마케팅을 강화한데다 소액결제 빈도가 증가해 판매신용 증가를 이끈 것으로 파악했다. 할부금융사의 경우에도 승용차 할부 판매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백화점 등 판매회사의 판매신용은 지난 3개월 간 64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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