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한나라당의원의 고문 가담 여부가 논란이 되고 가운데,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됐던 황인오씨(48)가 정형근 의원 및 한나라당으로부터 지난 4월 총선전에 한나라당에 입당해 출마할 것을 권유받았다며 정의원과 한나라당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황씨는 또 문제가 된 자신의 <수기>를 집필하는 과정에 안기부가 직접 개입해 1997년 대선때 김대중 후보의 낙선을 방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정형근, "정치할 생각 없느냐. 한나라당 입당하라"**
14일 발간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지난 11일 행한 황인오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황씨는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 정형근 의원이 직접 전화를 해 '정치할 생각이 없느냐'며 한나라당에 입당하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또 "정의원말고도 공천심사위원회에 관여한 한나라당 유력인사도 입당 의사를 물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외에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관계자가 전화했다는 사실은,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직전 황씨를 영입해 출마시키려 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씨는 이어 "후회된다. 차라리 그 때 한나라당에 입당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 이철우 의원도 한나라당 의원이라면 이렇게 문제 삼았겠느냐"며 "정형근 의원이야말로 겉과 속이 다르다"고, 정의원과 한나라당의 '이중성'을 질타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표가 이철우 열린우리당의원에게 사상전향을 요구한 것과 관련, "말이 안된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나 김문수 의원은 전향했느냐"며 "사상검증을 하려면 자기당 사람부터 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철우 의원 본인도 과거에 주사파였다가 지금은 버렸다고 고백했다. 그것으로 족하다"고 덧붙였다.
***황인오, "정형근에게 구타나 잠 안재우기가 고문축에나 들겠나"**
황씨는 또 인터뷰에서 정형근 의원 주장과는 달리 안기부의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조사과정에 '고문'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황씨는 "정형근 의원 입장에서는 고문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전기고문·물고문만 고문으로 여기니까"라며 "구타나 잠 안재우기야 고문 축에 들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자신의 경험과 관련, "남산 안기부 지하실로 아내와 네 살배기 아들까지 체포해 왔다"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에게 폭언을 하고 구타를 했다. 그게 고문이 아니라면 고문이 없었다고 써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안기부는) 10명씩 2개조로 나누어 22일동안 잠을 안 재우고 조사했다"며 "그러면서 안기부 조사관들은 시간이 없으니까 잠을 안 재운다고 했다"고 당시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흘(잠안재우기)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깜박 졸면서 안기부 조사관이 불러주는 대로 조서를 쓰고 있었다. 놀라서 바로 찢어버렸다"며 "고문이 없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사흘만 한숨도 잠 안자 보고 그런 말을 하라"고 말했다.
***"수기 작성과정에 안기부 개입, 15대대선에 이용"**
한편 황씨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조작 논란과 관련, "조작논란이 있었지만 없는 조직은 아니다"고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조직 운동의 특성상 지도부 3명만 북한과 연계된 것을 알았을 뿐 1992년 당시 북한과 연계됐다는 것을 몰랐다는 이철우 의원 말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또 한나라당이 이철우 의원을 간첩으로 몰아간 근거중 하나인 자신의 '수기'와 관련, "수기 이야기만 나오면 울화통이 터진다"며 "수기는 대전교도소 수감되었을 때 교도소측이 먼저 제안했고 내가 감수를 직접 하겟다는 조건을 달고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원고지 2천매를 써서 넘겼지만, 나중에 안기부 직원이 교도소에 직접 찾아와, 김대중씨 보좌관으로 국방예산안을 우리에게 넘긴 이 아무개 부분을 추가하라고 했다"고 '수기' 작성에도 안기부가 개입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안기부의 요구를 거절했더니 제멋대로 원고지 분량을 줄이고 조직표도 넣어 출간했다"며 "15대 대선을 앞두고 내 사건을 다시 곰탕 우려 먹듯 두 번 세 번 이용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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