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화들이 개봉됐다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박쥐인간이 강세다. <다크 나이트:배트맨 비긴즈>는 개봉 3주째였지만 서울에서만 15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전국 300만 고지를 향해 다가서는데 성공했다. 한국에서 배트맨 영화가 이렇게 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영화의 볼거리가 빼어난 데다 이야기 구조의 완성도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E>의 선전도 놀랍다. 여름방학 특수를 누리고 있다지만 당초 조금 어리숙하게 생긴 깡통 로봇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것인 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하지만 일단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는 생긴 것보다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쁜 관계로 아이들 관객들에게 다가서는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으며 그같은 분석대로 흥행도 비교적 성공하고 있다. 전국 120만선. 이 정도면 아주 선전한 셈이다. 다만 그 흥행세는 방학이 끝난 지난 주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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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흥행 블록버스터로 꼽혔던 <놈놈놈><님은 먼곳에><눈눈 이이>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였던 <미이라3>의 종영 성적이 대체로 판가름이 나고 있다. <놈놈놈>은 지난 주말 670만으로 당초 계획 수치였던 700만에 조금 못미치는 성적이 됐다. <님은 먼곳에>는 175만으로 '밑지는' 장사를 했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200만을 조금 넘겨 선전했지만 손익분기점이었던 250만에는 못미치는 성적으로 종영 분위기를 맞게 됐다. <미이라3>는 예상보다 잘돼 400만을 넘기며 남는 장사를 한 셈인데 이 영화의 한국 배급사인 UPI는 늘 '영리한' 장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주말 새로 개봉하며 기대를 모았던 주성치의 신작 <장강7호>가 별로 성적이 좋지 않다. 공포영화인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이 오히려 기대보다 낫다. 상당히 작품성이 뛰어난 비상업영화 <스마트 피플>은 예상대로 사람들이 관심을 끌게 하는데 있어 배급사들이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결과 2만2,000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영화흥행은 그런 것이다. 잘되리라고 생각했던 영화는 잘 안되고, '글쎄'하며 고개를 갸웃했던 영화는 그런대로 되는 가 하면, 이런 영화는 꼭 잘됐으면 하는 영화들은 시장구조의 관습때문에 여지없이 깨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복불복인가. 조금 개선할 여지는 없는가.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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