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제정 56년째를 맞은 1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는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 56인의 삭발식을 거행하며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결의를 분명히 했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 국보법 제정 56년 맞아 총력투쟁결의대회 개최**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이날 집회는 먼저 단식투쟁 1달째를 맞은 단식농성자 전원의 인사와 결의발언으로 시작됐다. 현재 단식자는 백종호 한총련의장 등 한총련 간부 5명과 송현섭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으로 총 6명이다.
단식으로 많이 초췌한 모습인 백종호 한총련 의장은 "제정된 이후 56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다. 국보법이 존재하는 한 이 땅에 민주·인권·통일은 없다"며 "올해에는 기필코 국보법을 완전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김창현 사무총장은 "국보법은 반공·친미 사상만을 강요해왔다. 이외의 어떤 사상도 자유롭게 허락되지 못했다"며 "민주노동당은 올해 기필코 국보법을 폐지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6인의 삭발행렬**
발언 이후 삭발식이 거행됐다. 삭발은 국가보안법 제정 56주년을 상징하는 의미로, 56명이 삭발에 참여했다. 삭발은 국민연대 소속 단체대표들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뿐만아니라 민노당 일반당원,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참여단체와 나이, 성별로 구성됐다.
5차례에 나눠 진행된 삭발식이 거행되는 동안 일부 삭발자들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묵상에 잠겼고, 어떤 삭발자들은 조용히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집회 일부 참가자들도 눈물을 참으며 애끊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충목 국민연대 공동대표는 삭발식에 대해 "56년동안 (국보법을) 폐지시키지 못한 데 대한 사죄의 뜻과 앞으로 완전폐지를 위해 결연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미숙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두번째 머리를 깎는 것이라 담담할 줄 알았지만,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하지만 삭발을 하면서 완전철폐투쟁에 대한 투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고 말했다.
***"이젠 민중이 떨쳐 일어서야 할 때"...5일 대규모 국민대회 개최**
40여분 동안 진행된 삭발식이 끝나고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의 대국민호소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호소문은 "국보법폐지는 분단과 냉전, 파쇼의 시간과의 영원한 이별을 선언하는 과거청산을 의미한다"며 "민주와 인권, 평화통일로 가는 역사 진보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호소문은 또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수구냉전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한 모습과,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정부여당의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며, 국보법 폐지의 주역은 역시 우리 민중밖에 없음을 확인한다"며 "치욕의 국보법의 역사를 끝내는 힘도, 바로 민중의 광장에서 터져나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연대는 호소문 낭독을 끝으로 이날 집회를 최종 마무리했다. 이들은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오는 5일을 '국보법폐지를 위한 총력투쟁의 날'로 정하고 국회 앞에서 대규모 국민대회를 개최, 마지막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법사위에서는 우리당의 국보법 폐지후 형법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다툼을 계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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