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저격수'를 자처해온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조선일보>와 함께 전 시민단체 대표에게 위자료를 물게 생겼다. 법원은 16일 "신지호 의원은 <조선일보>와 함께 김성훈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상지대 총장)에게 위자료를 배상하고, 신 의원의 칼럼을 정정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민사 제13부)은 이날 신지호 의원과 <조선일보>가 지난 2007년 7월 2일 낸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서울지방법원(민사 제25부)은 "신지호 씨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이 사실과 달라 명예를 훼손했다"며 "신 씨와 <조선일보>는 2000만 원을 배상하고, <조선일보>는 칼럼의 내용을 정정보도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신 의원은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맡던 2006년 7월 10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시민운동, 개혁 대상으로 전락하는가')에서 "87년 민주화 이후 경실련이 리더들의 도덕적 타락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며 "현재 모 대학 총장으로 경실련의 대표적 위치에 있는 교수가 연구 조사 작업에 기여하지도 않고 결과물을 자기 이름으로 냈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이 실리자 김성훈 전 경실련 대표는 "실명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현재 모 대학 총장으로 경실련의 대표적 위치에 있다'는 표현으로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사실관계도 틀렸다"며 신 의원과 <조선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고소한 지 2년 만에 확정 판결이 나온 것.
<조선일보>는 최근 김성훈 전 대표가 전직 농림부 장관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협의를 비판하자, 지난 6월 25일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전직 장관의 혹세무민'이라는 사설을 실어 실명 비판했다. 이를 놓고 한 언론은 사설을 통해 "인신공격에 가깝게 대놓고 비난하는 게 물어뜯는 형국"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한편, 17일 경실련은 "김성훈 전 대표는 이 소송에서 승소해 신지호 의원과 <조선일보>에 의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했다"며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승소 위자료를 경실련과 (사)언론인권센터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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