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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스토킹 피해자, 2심서 '항명' 누명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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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스토킹 피해자, 2심서 '항명' 누명 벗어

대책위 "군내 스토킹, 성희롱 등 지속적 문제제기 필요"

군대 내에서 상사로부터 스토킹의 피해를 입은 한 여군이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스토킹 피해자가 도리어 명령불복종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1심 판결이 뒤집어 진 것.
  
  이번 판결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스토킹 가해자가 자신의 지휘권을 남용하여 피해자를 허위 고발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사가 지휘권 이용해 허위 고발한 것"
  
  고등군사법원은 군내 항명 사건으로 기소된 박 모 대위(27)에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을 파기하고 15일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위는 송 모 소령(37)에게 지속적인 스토킹을 당했으나 오히려 항명으로 고발당해 지난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관련기사: "군에서는 스토킹 피해자가 형사처벌 받나요?")
  
  고등군사법원 재판부는 송 소령과 송 소령의 지휘를 받는 참고인 2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1심 판결이 이들의 일관성 없는 진술 중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만을 채택하여 유죄판결 내린 것을 인정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한국성폭력상담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군내 스토킹피해자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지 않은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10일 열린 2심 2차 공판에서 공동변호인단은 본 사건의 본질은 스토킹 가해자가 자신의 지휘권을 남용하여 피해자를 허위로 고발한 것을 사단 내에서 묵인하고 도운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항명 무죄 판결에 대해 "본 항명 사건에서 스토킹 가해자이자 내부고발자인 송 소령은 정당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지휘관으로 볼 수 없다"며 "또 항명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의 명령 내용이 구체적인 업무와 연관된 지시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군내에서 방치되는 스토킹, 성희롱·성폭력
  
  이 사건은 군대에서 발생하는 스토킹과 성희롱.성폭력에 대해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기 힘든 군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대책위는 "박 대위에게 스토킹에 대해 왜 공식적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냐고 변호인이 질문하자 박 대위는 '여군이 스토킹 피해를 겪었을 때 군 생활을 계속하지 못하고 군내의 왜곡된 소문에 시달린다' '여군고충상담관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고 증언했다"며 "군 사법부가 군내 스토킹을 포함한 성희롱・성폭력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스토킹이 주는 피해의 심각성도 진지하게 고려돼야 한다. 대책위는 "스토킹은 개별 행위로 보아서는 위법행위가 아니지만 지속적일 때 피해자의 육체적・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키며 지휘관계 안에서 일어날 때 더욱 그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며 "송 소령이 박 대위의 평정권자였기 때문에 박 대위가 송 소령의 부당한 요구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군의 경우 피해자가 업무를 중단하거나 부대에서 이탈할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책위는 "앞으로 이 사건을 토대로 군내 성폭력문제에 대한 정책제언을 할 것이고 송 소령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국방부가 이 사건을 계기로 군내 스토킹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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