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2단계 고유가 비상대책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단계 대책은 민간의 에너지 절약을 강제하는 조치로, 당초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70달러를 넘어서면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서면 조기 실시하겠다는 것. 급격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무대응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런 민간 부문을 강제하는 조치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2단계 대책은 구체적으로 승용차 요일제의 전국 실시, 골프장ㆍ놀이공원ㆍ유흥음식점 등의 야간 영업시간 단축, TV방영시간 제한 등이 포함된다.
강 장관은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민간에 필요한 조치를 강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TV 방영 시간 제한 등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치냐는 지적에 "이런 비상시기에는 여러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 문제에 대해 강 장관은 "유루세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해서 확정하겠다"고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이같은 조치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물가 안정과 경기가 서로 상충하는 과제지만 두 개가 원활히 조화될 수 있는 선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물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제3의 오일쇼크" 등 경제위기 의식을 정부가 앞장서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강 장관은 "위기를 위기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의 협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맞섰다.
한편 그는 7일 단행된 개각에서 환율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최중경 차관이 대신 물러난 것에 대해 "같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을 하다가 그렇게 된 것에 대해 공적으로 사적으로나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이 일제히 장관은 살아남고 차관만 경질된 이번 경제팀 개각에 대해 '꼼수 개각'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재신임에 대해 "대통령께서 더 일하도록 한 것에는 현재 위기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어있는 것 같다"며 "더 잘 하라는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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