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명박 대통령도 '경포대'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명박 대통령도 '경포대'인가"

강만수 유임에 보수단체도 '발끈'…조중동도 사설 통해 비난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지금은 민주당에 있지만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출신 경기도지사였던 손학규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 정치권에서 '경포대' 논란이 일자 진짜 경포대가 있는 강릉시민들은 "경포대를 비하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퇴임으로 이제 '경포대' 대통령 논란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강릉시민들이 화를 낼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경제대통령'을 자처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5개월 만에 '경포대'라는 비난을 듣게 됐다. 그것도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세력으로부터 말이다. 이 모든 게 소망교회를 함께 다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감싸다가 발생한 일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을 포함한 3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경제위기를 불러온 책임으로 교체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시켰다.

"물타기 개각으로 자기사람 지키기"

박효종 서울대 교수가 공동대표인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7일 단행된 소폭 개각과 관련해 논평을 발표해 "실용과 실효성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이번 개각은 안 하니만 못한 말 그대로 '생색내기 개각'"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촛불 피로감이 왔다고 판단하여 '물타기 개각'으로 자기사람 지키기에 나선 것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바른사회는 "개각대상 1순위로 제기됐던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장관이 유임된 것은 국민 여론에 의해 국회개원 압박을 받아온 정치권을 다시 얼어붙게 하는 정국 급랭의 기폭제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며 "특히 세계경제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출 지향적인 고환율 정책을 사용함으로써 고유가와 이중고를 국민들에게 떠 앉긴 경제라인의 유임은 국민들이 느끼는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한 흔적이 전혀 없다"고 강 장관의 유임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같은 날 내년도 경제성장목표율의 변경가능성까지 시사했다는 사실을 비추어볼 때 이미 경제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며 "또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을 면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선> "시중에 그 교회를 소재로한 악성 루머가 또 판 칠 것"

보수 시민단체 뿐이 아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도 8일 일제히 강만수 장관 유임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이명박 정부에선 장관 책임을 차관이 지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강만수 장관은 안정 위에서 성장의 길을 모색해야 할 정권 교체기의 경제 정책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 경제 기반 전체를 흔들어 버렸다"며 현 경제위기가 강만수 경제팀의 실책에 기인한 것임을 지적했다.

<조선>은 특히 "국제 유가가 계속 올라 모두가 불안해하는 시점에 거꾸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환율 정책을 예고하는 바람에 중대한 경제 지표인 환율이 갑자기 10%나 올라 버렸다. 이 같은 정책판단 착오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가 폭등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고환율 정책 몇 달 만에 이번에는 외환보유고를 풀어서라도 환율을 잡겠다고 정반대로 돌아섰다. 이런 일이 제3세계 후진국도 아니고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에서 일어났다"고 환율정책을 문제 삼았다.

이 신문은 "경제 사령탑이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는데 정부의 경제 살리기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면서 "이 대통령은 강 장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차관에게 지우고 그 차관을 바꿨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제 시중에선 대통령과 강 장관이 같이 다니는 교회를 소재로 한 악성 루머들이 또 판을 치게 될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소망교회 인맥인 강 장관을 싸고 도는 것에 대해 비난했다.

<중앙>도 이날 사설 '신뢰 무너진 경제팀으로 난국 못 푼다'를 통해 "이 대통령은 현 경제팀의 유임을 택했다. 이미 여러모로 신뢰에 금이 간 경제팀을 가지고 앞으로 닥칠 경제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라고 강 장관의 유임 결정에 대해 비난했다. <중앙>은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그나마 바로잡을 기회다. 이 대통령은 이제라도 경제팀 개편을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며 강 장관 경질을 거듭 촉구했다.

<동아>는 이날 사설 '좌고우면 현실미봉 보신(保身) 정부로는 미래 없다'를 통해 "장고 끝에 '임시변통 인사'로 그치고 말았다"고 소폭 개각에 대해 비판했다. 이 신문은 "대선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를 바로 세우라고 531만 표 차의 대승을 안겼더니 인사, 여당 공천, 대미 협상에서 잇달아 실수를 해 궁지에 몰리자 대폭 인적쇄신을 약속했다. 그래놓고는 다소 여유를 되찾자 미봉 인사로 정권 보신이나 하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국민의 실망감과 참담한 심정을 씻어주지 못하고서도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는가"고 비난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